[교계] 한국교회의 성장과 둔화의 배경
2012.11.03 18:43 입력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60차 정기논문발표회 ‘한국 교회의 나아갈 길’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성주진 교수, 합신대)는 지난 10월 27일 서울 온누리교회 양재횃불성전에서 ‘한국 교회의 나아갈 길’이란 주제로 제60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에 이날 발표된 주제 강연(이만열 교수, 김상복 총장)과 전체 주제발표를 중심으로 몇 번에 걸쳐 한국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 교회가 나아갈 길: 한국 교회의 성장과 그 둔화를 반추하면서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한국 교회가 빠르게 성장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이만열 교수는 이날 주제 강연에서 △위기적 상황: 기독교의 수용과 함께 전개된 한국의 복잡, 다기한 위기적 상황들이 선교 및 교회 성장의 기회로 적절히 이용 됨 △‘성경 기독교’적 성격: 선교사 입국 전부터 번역, 출판된 성경이 널리 보급됐고, 사경회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한국의 복음화 사업이 추진력 얻음 △자전, 자립, 자치 정책: 선교 초기부터 제시된 선교방법인 네비우스 정책과 그것을 구체화해 추진된 일련의 선교과제들, 또 교육 의료 등 연계된 사업들이 교회 성장에 영향 끼침 △기도운동과 전도운동: 새벽기도운동, 기도의 토대 위에서 복음화 위한 전도운동 전개 △오순절운동 △개척교회를 권장한 교단의 전도정책 등을 한국 교회의 부흥 성장 요인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 교회는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경제 성장에 따른 긴장감의 해이 △종교의 기능적 대행물의 출현: 각종 위락시설, 유흥시설 등 여가산업과 과학, 기술의 발달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등을 한국 교회의 성장 둔화의 사회 일반적인 요인으로 꼽고 있다.
교회 내적인 요인으로는 △‘거품교인’ 증가에 따른 부작용 △교회의 자기 정체성의 약화 △목회자의 영성 상실: 교회의 일과 세속적인 관심으로 매우 분주 △서열화 된 교회 직분구조와 리더십의 부재 △교회 교육이 어려워져 가는 교회 △교단 및 개교회의 분열 △도덕적 타락과 교회 세습: 목회자 및 교인들의 윤리성 결여로 인해 사회적 신뢰 실추 △사이비 종파로 인한 종교에 대한 불신 등을 지적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현실은 어떠하며 쟁점은 무엇일까? 이에 이 교수는 김성건이 꼽고 있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 △깊이 없는 성장 △대형교회 문제와 거기에 따른 세습 △성추문 △재정·사유화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이 문제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서 한 문제를 제기하면 그것은 곧 고구마 넝쿨처럼 거의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교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이 교수는 △이원론적 형태의 극복과 예수님의 복사상 환원 △교회 지도자들의 자성 회개운동 △연합하고 협력하는 교회(해외선교 면에서도)의 상 회복 △예루살렘형 교회 대신에 안디옥형 교회의 추구 △교육하고 연구하는 교회 상 △외국인근로자 봉사와 민족통일에 대비하는 교회 △한국의 초대교회가 추구할 가치관 회복 및 교회 성장 둔화 요인 극복 등을 제시하면서 무엇보다 시급하게 극복해야 할 과제로 “성직자들의 도덕적 타락과 교회의 물량주의, 교회 세습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타락상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가난 실천과 작은 교회 운동 △도시화·문명화 위주의 기독교적 삶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 △인터넷 환경을 통해 배양되고 있는 반기독교적 세력에 대한 반성적 대처 △한국 신학 수립의 문제 등을 논의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한국 교회가 이처럼 혼란스럽고 부패하게 된 것은 자기 신학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반문하면서 “수많은 교회와 신학교, 무수한 신자들이 있음에도 한국 교회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자기 신학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