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합동의 노회 임원단 술주점 출입...
서북노회 임원들도 노래주점 갔다?
장은일 목사, 노회장 등 임원들 노회에 고소했다가 사과받고 취하
구권효 | make1@martus.or.kr
승인 2012.10.18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정준모 총회장, 박충규·한기승 목사에 이어 서북노회(이봉철 노회장) 임원들의 노래주점 유흥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9월 12일 윤남철·남홍기·허재근 목사의 "정준모 목사 노래주점 유흥 의혹 진실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우연히 불거진 서북노회 임원들의 유흥 의혹은, 정 총회장 노래주점 유흥 건과 97회 총회 사태에 묻혀 주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9월 말 서북노회 한 목사가 윤 목사의 발언을 토대로 노회 재판국에 고소하면서 사건은 다시 거론되었다.
▲ 서북노회 임원들의 노래주점 유흥 의혹은 지난 9월 12일 정준모 목사 유흥 의혹 진실 규명 촉구 기자회견 자리에서 우연찮게 불거졌다. 의혹에 대해 질문하는 남홍기 목사(왼쪽)와 대답하는 윤남철 목사(가운데). ⓒ뉴스앤조이 임안섭
서북노회 임원들의 노래주점 유흥 의혹은 당시 함께 기자회견을 했던 남홍기 목사의 질문에서 비롯됐다. 그는 "S 노회 임원들이 모여 있을 때 몸집이 큰 P 목사가 퇴폐 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러 가자며 한 사람당 20만 원씩 화대를 줬다는 소문이 돈다"며 "당시 윤 목사가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남 목사는 또 "P 목사는 서울 방이동에 있는 퇴폐 업소에 자주 다닌다던데 얼마나 자주 다녔는지 들은 대로, 사실대로 얘기해 달라"고도 했다. 머리글자를 써서 말했지만 남 목사가 지칭한 사람이 서북노회 박충규 목사라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윤남철 목사는 난색을 표했으나, 노회 임원들이 노래주점에 간 것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윤 목사는 "지금 얘기하면 선의의 피해를 입는 노회 임원들이 많다. 정말 억울하게 반협박에 못 이겨 (노래주점에) 가서, 거기서도 "이게 목사가 할 짓이냐"며 소리를 지르고 뛰쳐나오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싸움이 벌어졌다"며 "지금도 그 일 때문에 노회에서 전쟁 중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건이 계속 진행 중이니 지금 말하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20여 명의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냈다. 기자들은 "P 목사가 화대로 20만 원씩 돌린 게 사실이냐", "성매매까지 했다는 거냐"고 물었다. 윤 목사는 계속 대답을 피하며 "노회에서 일이 정리되면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줄거리는 얘기해 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남 목사의 질문 중에 내용이 다 나왔다"고 답했다.
서북노회 장은일 목사가 9월 26일 이 사건을 노회 재판국에 고소했다. 장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나온 대화를 근거로 서북노회 노회장 이봉철 목사, 서기 류흥종 목사, 부서기 윤남철 목사, 회록서기 류형옥 목사, 부회록서기 김재기 목사, 회계 김송일 목사와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충규 목사를 고소했다. 박충규 목사는 부노회장이었지만 지난 8월 9일 서북노회 임시노회에서 해 노회 행위로 모든 공직을 해임당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장은일 목사는 윤남철 목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내용은 "(윤 목사가) 주관한 기자회견에서 본 노회와 전혀 관련이 없는 불특정 다수(심지어 온 국민)에게 본 노회의 치부를 드러내 서북노회와 서북노회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노회원으로 노회에 그러한 사실을 알려서 정당한 치리를 시행하도록 했어야 함에도, 언론에 먼저 폭로해 장로회 행정과 권징조례 및 정치를 무시한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 10월 15일에 열린 제24회 서북노회 가을 정기노회. 서북노회는 저녁 회무 처리 시간이 되자 기자와 장로들을 내보내고 문을 잠근 상태에서 육성으로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시간에 윤남철 목사는 노회원들에게 "노래주점 유흥 발언은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마르투스 구권효
한편, 서북노회 임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노회장 이봉철 목사는 "그런 일은 전혀 없다. 소송을 걸어도 상관없다"며 "그 발언은 윤남철 목사의 실수다. 갑자기 질문이 나와서 뭐가 뭔지도 모르고 대답한 거라고 스스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윤 목사도 "당시 남홍기 목사가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해 당황해서 한 말이다. 10월 15일 서북노회 가을 정기노회 때 노회원들 앞에서 사과했다"며 기자회견 때 발언한 내용을 부인했다. 윤 목사의 사과를 받고 장은일 목사는 가을 노회에서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노래주점 유흥 의혹 발언에 대한 윤남철 목사의 사과는 밀실에서 이뤄졌다. 서북노회는 가을 노회 저녁 회무 처리 시간에 기자를 내보내고 장로들까지 출입을 통제한 후 문을 걸어 잠근 상태에서 2시간 동안 비밀 대화를 나눴다. 그곳에서 무슨 얘기가 어떻게 오갔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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