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교계의 찬송가 입장 비판 - 찬송가 문제점
찬송가 통일, 일체감 얻고 수준은 낮고
교단 특성 사라지고 곡 수 늘어…통일 앞세워 만든 찬송가공회도 부실
데스크 승인 2012.09.06
김은실 (raindrops89)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찬송가에 대한 권리를 두고 출판사와 단체가 6년째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교인들은 이해 당사자들의 주장만 반복해 들어야 했다. 사건의 경과와 본질은 가려졌다. 교인들이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찬송가 기획 기사를 마련한 이유다. 연재는 총 3회에 걸쳐, 사건의 흐름, 원인, 손해 등을 다룰 예정이다. - 편집자 주
▲ 찬송가가 5년 만에 새로 나온다. 찬송가가 29년 만에 둘로 나뉘는 것이다. 찬송가 분열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찬송가를 하나로 합치는 관행이 좋은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뉴스앤조이 유영
올해 새 찬송가가 나오면 29년 만에 찬송가가 나뉜다. 찬송가 분열 소식에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신신묵 대표회장)는 8월 30일 성명을 내고 "한국교회 찬송가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송가 통일은 한국교회 선교 100주년을 눈앞에 두고 일구어 낸 큰 사업"이며 "교회 성장에 한몫했다"는 게 이유다.
찬송가 통일이 절대 깨져서는 안 된다는 고정관념은 성명을 낸 일부 목회자만의 것이 아니다. <통일 찬송가>가 나온 뒤로 한국교회가 같은 찬송가를 써야 한다는 주장은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찬송가 통일이 불러온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찬송가 분열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찬송가 통일이 꼭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 볼 때다.
찬송가 통일, 교회 연합 지키기 혹은 무리한 합치기
▲ 찬송가 통일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가치로 여겨졌다. 찬송가가 나뉜다는 소식에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찬송가를 통일하면서 잃은 것도 많다. (<국민일보> 갈무리)
찬송가 통일 운동은 현실적 이유에서 시작됐다. 1970년대에는 선교 100주년을 앞두고 개신교 연합 집회가 많이 열렸고, 집회 때마다 찬송가가 셋으로 나뉘어 불편하다는 소리가 나왔다. 찬송가 통일을 위해 만들어진 한 단체가 1974년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설문에 응한 전국 교회의 95%가 통일 찬송가 발간을 원했다.
연합 집회 때 불편하다는 이유로 찬송가를 합치는 거라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없었던 건 아니다. 김의작 총신대 교수는 <현대사조> 1978년 2월호에 "교회는 행사를 위하여 존재하지 않는다. 개 교회마다 매일의 생활이 있다. 연합 집회 때 부르기 위해 찬송가를 통일한다는 건 일상생활에 입을 옷을 파티 의상으로 맞추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영국과 미국처럼 연합 집회 준비위원회가 함께 부를 찬송을 선정하고 유인물에 인쇄하여 사용하면 된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찬송가 통일 반대 의견은 "교회 일치"를 앞세운 통일 찬성에 밀렸다.
"진보 교단에 소속한 교회에서도 같은 찬양을 부를 수 있어 좋았다"는 한 보수 교단 출신의 목회자 말처럼 찬송가 통일이 주는 일체감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이것이 진정한 연합과 일치를 의미하느냐는 고민해 볼 대목이다. 김의작 교수는 "우리가 진실로 교파 통일을 원한다면 (찬송가 통일에) 막대한 희생과 노력과 재정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교리를 통일하기 위한 솔직한 운동을 선행해야 한다"며 찬송가 통일 운동을 반대했다.
교단마다 교리가 다른데 하나의 찬송을 부르는 것이 신학적으로 옳은가에 대한 의문은 지금도 제기된다. 찬송가를 합치면 각 교파가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신앙과 교리가 찬양에서 사라진다는 것. 이기선 총신대 교수는 "교파별로 교리와 신앙고백이 다른데 억지로 같은 찬송가를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찬송가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교단 특징이 사라진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20세기 미국에서도 찬송가 연합 운동이 활발했지만, 감리교는 감리교 안에서, 장로교는 장로교 안에서 하나의 찬송가를 만들었다. 교파를 초월한 찬송가는 만들지 않았다. 이은주 장신대 교수도 "교단별로 찬송가를 만드는 게 낫다"며 "교단별로 찬송가를 만들어도 많은 찬송가가 공유된다. 찬송가가 나뉜다고 해서 교회 연합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 찬송가 통일 요구가 거셌던 1970년대는 연합 예배가 많았다. 여러 교단이 모여 찬송가를 부를 때 불편하다는 이유로 찬송가는 하나로 합쳐졌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부활절 연합 예배 모습. (사진 제공 2012 부활절 연합 예배 공동 취재단)
찬송가를 만들 때 교단별 안배가 중시되면서 찬송가 곡이 불필요하게 늘었다는 지적도 있다. 교회의 찬송가 선곡을 조사한 논문을 보면, 1999년 1년간 100개 교회가 부른 찬송가 숫자는 평균 88곡이다. <통일 찬송가> 전체 558곡의 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100개 교회가 한 번도 부르지 않은 찬양은 45곡이나 된다. 이은주 장신대 교수는 "모든 교단의 찬송가를 넣다 보니 교회나 교단에 따라 부르지 않는 곡들까지 찬송가에 들어가 있다. 찬송가를 통일하면서 곡이 불필요하게 늘어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21세기 찬송가>에 실린 곡 중에도 불리지 않는 곡이 많다. 조용기 목사가 작사하고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작곡한 찬송 "내 평생 살아온 길", "얼마나 아프셨나"와 임태득 목사가 작사한 "성령의 봄바람 불어오니" 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이문승 서울신학대 교수는 "조용기 목사가 지은 노래는 조 목사를 따르는 교회와 교인들은 즐겨 부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잘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임 목사는 당시 찬송가공회 회장이었다. 임 목사 외에도 공회 임원이나 찬송가 선정 위원들의 곡이 다수 들어갔다. 이들의 곡은 대중적으로 즐겨 부르거나 작품성이 뛰어나 선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신앙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전문가보다 목사가 더 많은 찬송가공회
찬송가 자체도 문제지만, 찬송가를 만들고 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단체가 부실한 점도 문제다. 이러한 조직의 허점을 개선하지 않은 채 새 찬송가 발간에만 열을 올리다보면, 7년 만에 폐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21세기 찬송가>와 같은 오류를 반복할 가능성도 크다.
찬송가공회는 기존에 있는 두 연합 단체(한국·새찬송가위원회)가 손잡고 만들었다. 연합 단체가 다시 합친 형태라 인적 구성에서 단체와 교단 안배가 중요시됐다. 회장과 총무는 2명씩 뽑았다.
찬송가공회 역할은 <통일 찬송가> 권리를 관리하는 것이었다. 찬송가 제작을 맡은 단체가 연구보다 관리에 방점을 찍고, 전문가보다 목회자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일부 정치 목사가 찬송가 제작을 좌우했다"는 <21세기 찬송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교수의 증언은, 전문가와 교인이 배제되고 교단 파송을 받은 목회자로 구성된 찬송가공회 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또 하나의 졸작 찬송가를 남발하며 1200만 교인을 우롱하는 찬송가 관계자들은 새 찬송가 발간 의도를 밝히고 회개해야 한다." 백효죽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지휘법)의 외침은 찬송가를 둘러싼 다툼으로 5년 만에, 1년 남짓 걸려 만든 찬송가를 다시 사야 하는 교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하지만 찬송가공회(비법인)는 우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새 찬송가 제작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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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교계의 찬송가에 대한 비판이 날카롭습니다. 거의 모든 이야기들이 이 노선 찬송가 정책을 옳다고 극찬하는 결과를 가지고 오고 있습니다. 교계의 통일 찬송가 또는 찬송가 정책에 관한 비판은 거의 다 옳고 맞는 말인데, 진보 인사들만 모인 자리니 그 대안은 과거 찬송가보다 더 찬송가를 훼손하는 쪽으로 끌어 가려는 토론입니다. 어쨌든 찬송가 관련 내막과 여러 상황이 많습니다. - 행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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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송가, 잃은 것·버린 것·찾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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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송가 문제 좌담, "성급한 새 찬송가 반대"…"찬송가 불매 운동" 제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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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승인 2012.09.09
: 김은실 (raindrops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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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앤조이> 주최로 찬송가 좌담회가 열렸다. 올해 <뉴스앤조이>가 열었던 좌담회 가운데 참석자는 가장 적었으나 열기만은 뜨거워서 2시간이 넘도록 대화가 계속됐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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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송가를 부르는 자리가 아니라 "말하는 자리"가 열렸다. "새 찬송가 발간으로 보는 찬송가 문제"를 주제로 <뉴스앤조이>가 9월 7일 서울 동숭동 기독청년아카데미 강의실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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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담회에는 류형선 작곡가, 백효죽 교수(아세아연합신대),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양화진문화원), 홍준철 교수(성공회대)가 참석해 찬송가의 어제,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했다. 참석자는 소수였지만 열기는 뜨거워서 저녁 7시 30분에 시작한 좌담이 10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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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좌담회를 정리한 내용이다. 사회는 주재일 편집장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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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재일 편집장(이하 주재일) / <21세기 찬송가>가 나온 지 5년 만에 새로 찬송가를 만든다. 비법인찬송가공회가 1년만에 내놓는다. 지금 이렇게 급히 찬송가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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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강유철 연구원은 찬송가 불매 운동을 제안했다. 교인들이 나서 충격 요법을 사용할 때 잘못된 찬송가 제작 관행이 바로잡힐 수 있다고 봤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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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효죽 교수(이하 백효죽) / 새 찬송가가 나온다는 사실도 몰랐다. 새 찬송가 발간이라니, 자다가도 깜짝 놀랄 사건이다. 10년 걸려 만든 <21세기 찬송가>도 졸작인데 어떤 사람들이 모였기에 1년 만에 찬송가를 만든다는 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 새 찬송가를 만드는 것은 책 장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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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철 교수(이하 홍준철) / 성가 개편은 통상 한 세대가 끝날 때 한다. 성공회는 25~20년 간격으로 성가를 개편한다. 성공회는 1965년과 1990년도에 성가를 개편하면서 찬송가를 사용하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정체성을 공유하는 많은 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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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만들어도 찬송가가 바뀌면 교인들이 불편을 겪는다. 특히 찬송가를 외워서 부르는 어르신들은 찬송가 장과 가사가 바뀌면 충격을 받는다. 새 찬송가에 익숙해지는 데 3~4년은 걸린다. <21세기 찬송가>에 이제야 익숙해 졌는데 다시 만든다는 건 혼란을 초래한다. 그렇지만 <21세기 찬송가>가 우리의 정신과 기도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새 찬송가에 "이 시대 우리의 찬송"이 들어간다면 찬성하지만, 똑같은 수준의 찬송가가 나오는 거라면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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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강유철 연구원(이하 지강유철) / 지금 발간할 필요가 없다. 현재 사용하는 <21세기 찬송가>도 불만스럽지만, 지금 만들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꼭 만들어야 한다면 교단과 출판사가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획기적인 생각으로 접근해서 오랜 시간 준비한 끝에 잘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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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새로운 찬송가에 대한 이야기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찬송가 불매운동이다. 요즘은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 어디서나 찬송가를 구할 수 있다. 당장 찬송가를 사지 않아도 문제없다. 새 찬송가를 평가하거나 고민하는 일보다 찬송가로 이권 다툼을 하는 기득권과의 단절이 중요하다. 찬송가 불매운동을 시작하면 찬송가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까. 충격 요법을 통해 찬송가 판매로 소수의 기득권이 돈을 버는 구조부터 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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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형선 작곡가(이하 류형선) / 나는 생각이 다르다. 불법으로 법인 등록을 한 법인찬송가공회와 개인이 운영하는 일반 출판사가 이익을 노리고 만든 찬송가를 계속 사용해야 할까. 찬송가 제작은 교회 연합을 위한 일로 공공성을 가진 단체가 나서서 해야 한다. 그래서 비법인찬송가공회와 대한기독교서회, 예장출판사가 나서 새로 찬송가를 만드는 것이다. 공공성을 가진 교단이 모여 만든 단체와 연합 기관이 찬송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찬송가를 내는 일까지 이권 다툼으로 몰면 안 된다. 양비론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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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철 교수는 성공회 찬송가편집위원으로 참여했던 경험을 나눴다. 홍 교수는 "성공회는 한 세대가 끝난 뒤 다음 세대를 위해 찬송가를 개편한다"며 "찬송가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부르고, 다음 세대가 계승할 곡들로 채워져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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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재일 / 새로 만드는 찬송가는 <통일 찬송가> 곡이 주를 이룬다. <통일 찬송가>는 오랜 시간 검증받았으며, 저작권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편집 기준에 문제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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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효죽 / 기존 찬송가에서 저작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선택한다는 건, 수준이 낮은 곡을 넣는다는 의미다. 저작료를 주더라도 좋은 곡을 넣어야 한다. <21세기 찬송가>를 만들 때 일부 작곡가에게 저작권 포기를 요청했다. 작곡자에게 저작권 포기는 일종의 권리 박탈이다. 정신문화 재산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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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철 / 저작권을 구시대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그러면 정말 좋은 곡들이 빠지게 된다. 세계적으로도 저작권을 내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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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강유철 / 찬송가에 있어서만큼은 저작권 문제에 좀 다르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저작권 문제를 들여다보면 강대국의 논리가 숨어있다. 돈 벌려고 만든 곡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찬송이라면 카피 레프트 운동(지적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두가 공유하자는 운동)에서 배울 점이 있다. 한국교회를 위해서 권리를 포기한다는 마음으로 저작권을 내려놓는 것도 찬송가 사태를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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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재일 / 그렇다면 찬송가를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찬송가를 제작할 때 공공성을 담보하는 방법과 객관적인 곡 선정 기준을 소개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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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찬송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던 백효죽 교수는 찬송가 제작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백 교수는 "한 번 모일 때마다 20만 원씩 주는 회의비를 받기 위해 일부러 회의를 했다"고 당시 모습을 회고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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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효죽 / <21세기 찬송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봤다. 당시 위원들은 1시간 30분 회의하고 20만 원씩 받았다. 이 돈을 받으려 일부러 여러 차례 회의하기도 하고, 일부 목사가 "마음에 안 든다"며 20여 곡을 마음대로 빼기도 하고, 또 어떤 목사는 "우리 교단 노래를 넣으면 70만 권은 팔린다"며 특정인의 곡을 넣으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일부 목사가 찬송가를 좌우하는 지금의 방식에서 벗어나 찬송가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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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로 구성된 한 단체가 찬송가 저작권 문제를 관리하고 각 교단이 필요한 곡을 가져다 쓰는 방식으로 찬송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수익금은 교회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장학금으로 주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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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강유철 / 현재처럼 찬송가 업자와 교단이 결탁한 방식의 출판에는 반대한다. 그런 방식으로는 결코 좋은 찬송가가 나올 수 없다. 어떤 체계를 바탕으로, 어떤 인력이 전적인 책임을 가지고 이 문제를 다룰 것인가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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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들이 주도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컨대 전문가와 교인이 참여하는 범기독교 NGO가 나와서 문제를 해결할 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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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철 / 한국 창작 성가가 많이 들어가야 한다. 우리가 쓰는 찬송가 대부분은 외국 찬송가이다. 내가 봤을 때 훌륭한 창작 성가 50~60곡이 찬송가에 들어가지 못하고 외곽을 떠돌고 있다. 영국·미국 찬송가 못지않은 곡들이다. 찬송가에 한국 곡이 너무 없다는 건 찬송가가 토착화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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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찬송가를 만드는 위원들은 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다음 세대를 걱정하고, 자라나는 다음 세대를 자녀로 가진 사람, 아이들을 위해 찬송을 만들 사람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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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형선 / 새 찬송가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나쁠 정도로 교단이 교인들을 대표하지 못하고 있나, 그렇게 신뢰가 없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찬송가로 이득을 취하는 법인찬송가공회에 대항하는 비법인찬송가공회는 억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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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찬송가를 만드는 데 고려할 기준을 말하라고 하니 몇 가지 말하겠다. 현재 쓰는 찬송가는 모두 4성부로 되어 있다. 하지만 모든 곡을 4성부로 편곡하면 곡 본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모든 곡에 4성부 체제를 고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공청회 등 찬송가를 다루는 공론의 장을 만든다면 찬송가 편집에 참고할 좋은 자료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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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재일 / 찬송가 통일에 관해서도 이야기하자. 젊은 사람들은 찬송가가 처음부터 하나였다고 여기겠지만, 사실 찬송가가 통일된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찬송가 통일을 반드시 지켜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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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형선 작곡가는 새 찬송가에 찬성했다. 류 작곡가는 문제를 일으키는 법인찬송가공회에 대응하려면 새 찬송가 발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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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철 / 찬송가가 시끄러운 이유는 판매 수익이 커졌기 때문이다. 찬송가 사업은 돈이 되면 안 된다. 성공회는 찬송가를 팔아도 이익이 남지 않는다. 25년 동안 2만 권 팔면 많이 팔리는 것이다. 덕분에 찬송가 출판이 순수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통일 찬송가는 수익 규모가 너무 커지고, 누구 곡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이권 다툼이 일어나기 때문에 찬송가를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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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일치 운동에서 빠지지 않는 성공회가 <21세기 찬송가>에서는 빠졌다. <21세기 찬송가>를 충분히 검토했는데, 우리 교단 찬송가개편위원들이 보기에 함량 미달이었다. 또 성공회는 예전 성격의 성가가 많아서 성공회 찬송가를 뒤에 추가하면 두께가 너무 두꺼워진다. <21세기 찬송가> 사용이 통일의 의미는 있으나 가져다 쓰기는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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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도 있다. 같은 찬송가 사용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공감대를 만드는 방법인가, 그렇다면 같은 찬송가를 쓰지 않는 성공회는 교회 연합을 하지 않는 걸까. 우리 교회는 경동교회·새문안교회·정동제일교회와 교환 예배를 하는데, 그때 쓸 수 있는 곡이 무수히 많다. 형제 교단의 가사를 바꾸지 않고 신앙 유산으로 받아들여 그대로 쓰니까 문제가 없었다. 이렇게 서로 주고받으면 자연스럽게 함께 부르는 찬송도 있고, 교단마다 부르는 곡도 있다. 그런데 이것을 힘의 논리로 하나로 합치려고 하면 이상하게 된다. 교단 별로 필요한 찬송가 만들어 쓰면 돈의 위력을 줄일 수 있고, 각 교단이 필요한 것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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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널들은 교단과 출판업자가 주도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좋은 찬송가를 만들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류형선 작곡가는 "새 찬송가 외에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을 인정하고 현실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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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재일 / 좌담회를 마무리하면서 당부하고 싶은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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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형선 / 물론 교단 별로 알아서 찬송가를 만들면 좋겠다. 하지만 현재는 찬송가를 통일해서 기존의 방식대로 만들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면 새 찬송가 발간을 진흙탕 싸움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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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효죽 / 목사들도 찬송을 공부하길 바란다. 내가 설문조사해보니 한 목사가 평생 부르는 찬송은 60곡에서 많아야 110곡밖에 되지 않았다. 목사들이 찬송을 잘 모르고 배우지도 않으면 교인들이 찬송을 통해 받는 은혜와 감동을 누리는 기회가 줄어든다. 신앙 수련만 하지 말고 찬송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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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강유철 / 언제나 교단 목사들이 주도해 찬송가를 만들었다. 이제는 교인들에게 찬송가를 돌려주고 교인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세밀한 부분은 전문가에게 맡겨야겠지만, 큰 틀에서 찬송가를 통일할 것인지 말 것인지 정도는 교인들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교인들이 찬송가를 만드는 게 지금 필요한 대안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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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회만 빼놓고는 "통일 찬송가"를 사용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공회는 통일찬송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사이비라는 말까지 들으며 교인과 교회들까지도 많이 잃었습니다. 통일찬송가의 내막이 공개 되었습니다. 역시 돈이었습니다. 통일찬송가의 수정판 또는 증보판에 해당하는 21세기 찬송가와 오늘까지 일어 난 일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공회 찬송가의 보배성을 한껏 돋보이게 한 보도입니다. - 행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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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송가 망친 "찬송가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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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 동안 계속된 찬송가 사태 정리…100억 규모 매출에 눈먼 단체와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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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승인 201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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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실 (raindrops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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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송가에 대한 권리를 두고 출판사와 단체가 6년째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교인들은 이해 당사자들의 주장만 반복해 들어야 했다. 사건의 경과와 본질은 가려졌다. 교인들이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찬송가 기획 기사를 마련한 이유다. 연재는 총 3회에 걸쳐, 사건의 흐름, 원인, 손해 등을 다룰 예정이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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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송을 부르면 가슴이 뜨겁지만 찬송가를 보면 머리가 뜨겁다. 찬송가를 둘러싸고 두 개의 찬송가공회와 여러 출판사들이 5년째 법원을 들락거리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탓이다. 다툼이 길어지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대다수 교인은 찬송가 사태의 과거와 현재, 원인과 결과를 알지 못한다. 그 사이 6년 만에 찬송가를 다시 사야 할지도 모르는 형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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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시작은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0년대까지 한국교회는 세 종류의 찬송가, <합동 찬송가>·<새 찬송가>·<개편 찬송가>를 사용했다. 그러다 당시 한국 개신교가 100년을 맞이하면서 연합 예배와 대규모 집회 등이 늘었고, 찬송가를 통일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그 결과물로 1983년 <통일 찬송가>가 탄생했다. 찬송가공회는 <통일 찬송가>를 관리하기 위해 기존 찬송가를 가지고 있던 한국찬송가위원회와 새찬송가위원회가 1981년 손잡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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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원래 "합동찬송가"와 "새찬송가"로 분리
: : 한국찬송가위원회 (통합, 기장, 기성, 기침, 기감, 고신)
: : 새찬송가 위원회 (합동, 루터,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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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찬송가공회로 통합(198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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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법인 설립 강행(충남,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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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비법인찬송가공회"와 "법인찬송가공회"로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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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국교회 찬송가 일치를 위해 1981년 탄생한 찬송가공회는 이권 다툼에 다시 둘로 나뉘었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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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송가 통일은 한국교회 연합에 보탬이 됐고, 찬송가공회에는 보물이 됐다. 이러한 순기능 이면에는 심각한 역기능도 달고 있었다. 찬송가 판매로 얻은 수익금 분배가 문제였다. 찬송가 한 권 가격은 보통 1만 5000원~2만 원으로 잡고, 연 판매량을 100만 부 정도로 추산한다. 책 한 권에서 생기는 이익금 규모가 100억 원, 혹은 그 이상에 달하는 셈. 찬송가 한 권당 5~6%의 인세를 챙기는 찬송가공회는 재정 사용 내용을 감췄고, 수익 규모를 본 출판사들은 찬송가 출판에 부나방처럼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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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움은 출판사들 사이에서 먼저 벌어졌다. <통일 찬송가>를 두고 1991년 한 번 투덕대더니, <21세기 찬송가>를 두고 2006년 대판 붙었다. 당시 대한기독교서회(서회)와 예장출판사(예장)은 독점 출판을 원했고, 두란노·생명의말씀사·성서원·아가페 등 4개 출판사가 반대했다. 찬송가공회는 처음에 서회·예장과 독점 계약했다가 2006년 4개 출판사와도 몰래 계약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서회와 예장은 찬송가공회와 4개 출판사를 상대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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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송가공회는 방만한 재정 운영과 탈세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끄러워졌다. 지난 2004년 찬송가공회가 출판사로부터 9억 2000만 원의 인세를 받았으면서 교단에는 배당금으로 1억 5000만 원씩 주고, 회의비와 교통비로 약 1억 원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2007년에는 수입이 30억 원 가까이 되었지만, 구체적인 수입·지출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금을 탈루해 국세청으로부터 8억 500만 원을 추징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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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히 큰돈 쓰는 재미에 빠진 찬송가공회는 2008년 큰 파열음을 낸다. 비밀리에 충남도청에 법인 등록한 것이다. 한국·새찬송가위원회는 찬송가공회가 불법적인 법인화로 위원회의 손에서 벗어나려 한다고 성토했다. 찬송가공회는 적법한 절차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양 위원회는 법인 취소를 요구하며 싸우다 2011년 비법인찬송가공회(비법인공회)를 공식 발족하기에 이른다. 법인 등록의 적법 여부도 법원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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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법인공회, 예장서회 - "법인공회는 불법이며 찬송가 재산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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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양측 사이의 이권은 찬송가 연 매출 10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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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인공회, 두란노, 생명의말씀사 - "법인은 적법, 찬송가 재산권은 우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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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찬송가에 대한 권리를 두고 비법인공회, 예장, 서회가 한배를 탔고, 법인공회와 두란노, 생명의말씀사, 아가페, 성서원이 같은 배를 탔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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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들과 찬송가공회, 비법인공회 사이의 법적 공방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찬송가 사태는 풀기 어려운 엉킨 실타래가 되었다. 어지러운 소송을 거칠게 정리하면 이렇다. 예장·서회와 비법인공회는 찬송가공회가 불법으로 법인화했으며, 찬송가에 대한 권리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찬송가공회는 두란노·생명의말씀사·성서원·아가페와 함께 법인화의 적법성과 찬송가에 대한 권리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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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는 두 가지 중요한 소송이 진행 중이다. <21세기 찬송가>의 출판권에 대한 소송이 대법원에 가 있고, 올해 5월 충남도청이 내린 찬송가공회 법인 취소의 적절성이 행정소송 중이다. 이 와중에 비법인공회와 예장·서회는 새로운 찬송가 발간을 타개책으로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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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를 데우는 찬송가 사태의 현상은 복잡하나 원인은 간단하다. "찬송가 장사"가 하고 싶은 이들의 욕망이 그것. 사태의 결과는? 교인과 한국교회 지갑만 털렸고, 계속 털리게 된다는 것이다. 찬송가를 만드는 이들, 제작 판매하는 이들의 행태를 보노라면, 찬송가 부르지 말자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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