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단체의 내막
우리 사회의 좌파와 거의 같은 논리로 움직이는 기독교 단체 중의 하나가 "기독교윤리실천"입니다. 사회적으로 이름 있고, 교회에서도 중진들이 지도자로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기윤실에 대한 고신대 교수님의 비판을 소개합니다. 비판을 했다면 기윤실 관련 인사들과는 절교를 해야 하는데, 비판은 하면서 행동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행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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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과 기윤실
이상규(고신대학교 교수, 부총장)
서울 노원갑에 출마했던 김용민 후보의 막말이 화재가 되고 있다. 그냥 지나칠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건강한 사회를 위해 나도 한마디 거들고자 한다. 선거가 끝났으므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꼼수 출신인 김용민 씨는 자신을 ‘목사 아들 돼지’라고 소개한다. 금년 2월 10일 나꼼수 방송에서 “음담패설을 일삼는 목사아들 돼지 김용민입니다”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실제로 목사 아들인 그는 음담패설과 온갖 험악한 말로 여성, 논인을 폄하 하거나 조롱하고 특히 교회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저주의 상을 차렸다고 한다. 믿어지지 않아 만사를 뒤로하고 자료를 찾아보았더니 그의 언사는 온통 욕과 성적 언어로 충만했다. x발 새끼 개새끼 등은 점잖은 축에 속한다. 성기를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욕설은 그만 두고라도 교회에 대한 그의 험담은 저주에 가까웠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일종의 범죄 집단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한국교회는 척결의 대상”이라고 했다. 목사들에게 ‘x까’라고 욕을 퍼붓고 목사가운을 입고 축도를 하기도 한다. 2011년 10월 24일 나꼼수 25회 방송에서 김용민은 “꼼수 그리스도 특별찬양예배를 드리겠습니다”라고 하고는 찬송 338장 “내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을 개작하여 “내곡동 일대를 사려함은”으로 부르고 축도로 예배를 마치겠다고 하고는 “지금은 우리 쥐꼼수 그리스도의 노후대책과 그의 외아들 이시영 팀장의 차명 매입과 그의 마누라 김윤옥 권사의 풍수지리 조사가 내곡동 사저 터의 뒤탈 없는 매입과 재테크가 지금부터 영원토록 함께 하시길 원합니다.”라고 조롱했다. 이것은 사적인 대화가 아니라 공개 방송에서였다. 찬송가를 개작하여 교회를 모독하는 일은 그만이 할 수 있는 희롱이다. 한국교회나 신자들, 그리고 목회자들을 우롱하는 것은 우리의 못남이라고 할 수 있으나, 하나님을 모독하는 그의 언행에 나는 분노했다.
문제는 이런 언행에도 불구하고 그를 동조하거나 인정하고 심지어는 찬사를 보내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통합 민주당은 그를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했다. 작가인 공지영씨는 그를 ‘사위로 삼고 싶다’고 했다. 그러니 음담패설이나 막말을 거절한 이유가 없다. “부인하고만 떡치라(성행위)는 법이 없다”고 해도 그를 받아들이는 사회가 된 것이다.
그런데 더 놀란 사실은 기독교윤리실천 운동을 펼치는 기윤실 마저도 그를 받아들이고 그를 정치평론가롤 당당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기윤실이 펴낸 “어떻게 투표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독시민 정치교본’의 추천인 중의 한 사람이 김용민씨였다.
이 책을 추천하는 손봉호, 이동원의 반열에 ‘김용민’을 올려놓아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원희룡, 이인영, 김상봉과 함께 추천인으로 거명된 것을 보면 정파를 배려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적어도 ‘기독교,’ ‘윤리,’ ‘실천’을 말한다는 기윤실이 공식문서를 출간하면서 김용민 씨에게 추천을 의뢰하였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상식이지만 추천이란 무엇인가? 책을 출판하면서 아무에게나 추천을 청하지 않는다. 음담패설을 일삼는다고 자처하는 그를 기윤실 마저도 ‘정치평론가’로 인정하고 그의 추천까지 요구하는 현실이 된 것이다. 심지어 이해찬 씨나 한국노총위장 이용득 씨 같은 이도 김용민의 언행이 득표에 도움이 안 된다고 후보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는가?
한 사람의 언행은 내면세계의 반영이다. 예모나 품위는 그만두고라도 인간 사회의 기본적 윤리는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지켜가는 울타리이다. 거짓과 부정을 막아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거짓을 일삼고 불의를 행하는 자는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을 만들면 된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 몰랐다고 말한다면 기윤실은 정직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김용민 씨는 이렇게 추천했다. “2007년 대선, 이 땅의 교회에는 모든 이성적·합리적 토론 과정이 생략된 채 ‘닥치고 장로 대통령’ 구호만 난무했습니다. 소수의 탐욕 지향적 교회 지도자들의 농간 탓입니다. 결과는 너무나 참혹했습니다. 나라는 도탄에 빠졌고,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절망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이제 누가 뭐라 하건 간에, 관망자였던 그리스도인들이 토론의 장에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의 청사진을 밝힘으로써 그 존재감을 발해야 합니다. 이로써 소수의 이너서클에 의해 이익 집단화된 한국교회가 다수의 참여에 의한 상식과 원칙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 책이 참 병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그가 한국교회를 척결의 대상으로 보고 있음이 분명하다. 기윤실의 권위와 영예는 어디에 근거하는가? 진정한 기독교, 윤리, 실천의 도를 보여주면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기윤실은 ‘기독교’, ‘윤리’ ‘실천’을 젊은이들의 방식으로 말하면 녹록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런 글을 써야 하나 하고 망설였다. 그러나 기윤실을 바라보는 이런 시각도 있다는 점을 헤아려 주기 바란다.
2012년 0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