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한상동은 분리주의자' - 양낙흥 '한국장로교회사' 회수 폐기 결정, 고신 총회



장고신의 현대판 "분서갱유" 地域 敎會史 2011/08/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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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고신의 현대판 "분서갱유"
양낙흥 교수의 <한국장로교회사> 회수·폐기 결정
예장고신이 교단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며 회수·폐기하기로 결정한 양낙흥 교수의 <한국장로교회사>. (생명의말씀사 홈페이지 갈무리)
한 권의 교회사 서적이 출판계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예장고신(총회장 윤현주 목사)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이유다. 문제의 서적은 고려신학대학원(고신대학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는 양낙흥 교수가 쓴 <한국장로교회사>다. 양 교수는 일종의 "분서갱유"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부산노회가 2010년 제60회 총회에 헌의한 안건이 발단이 됐다. 부산노회는 양낙흥 교수가 교단의 정체성을 훼손했으며 교단의 기존 입장을 벗어나 WCC 운동을 옹호했다며, 양 교수의 신학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노회가 근거로 제시한 것이 양 교수의 <한국장로교회사>다. 논란 끝에 총대들은 특별위원회(위원장 이용호 목사)를 구성해 조사하고, 그 결과에 대한 처분을 노회 임원들로 구성된 총회 운영위원회(운영위)에 맡기기로 했다. (관련 기사 : 학자, 교단에 충성하라? )
특별위원회는 지난 6월 14일에 조사를 마무리하고 운영위에 4개항을 건의했다. 첫 번째가 양 교수로 하여금 <한국장로교회사>를 회수해서 폐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한국장로교회사>를 고신대학원에서 교재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관계 기관에 양낙흥 교수의 순환 보직을 지시하고, 양 교수가 운영위에 사과하도록 했다.
특별위원회는 징계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양 교수가 교단 설립자인 한상동 목사를 분리주의자로 매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별위원회는 운영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양 교수의 집필 의도가 설립자도 범죄하고 실수하는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데 치중됐다. 그 결과 교단 소속 목회자나 교인들의 자긍심에 손상을 줬다"고 했다. 그리고 WCC에 대한 양 교수의 입장이 WCC와 2013년 WCC 부산 총회를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교단의 의견에 역행한다고 했다.
양 교수는 특별위원회의 조사에 대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이에 대해 특별위원회는 "학문은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유익하게 하는 범위를 지킬 때 허용되는 것이다. 양 교수의 <한국장로교회사>는 교단의 권위와 정신을 침해했다. (양 교수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대학원 교수로는 부적합하다"고 했다.
양 교수는 징계보다 학문적인 검증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이에 대해 양낙흥 교수는 학문적 연구 결과는 치리회의 징계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역사적 진실에 대한 연구물은 먼저 그 분야의 학자들의 토론과 논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한국장로교회사>에 대한 학술 토론이나 논문 등 학문적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연구에 오류가 있다면 먼저 정확한 사료를 제시하고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학문적 노력이 처벌받아야 할 일인지 의문이다"고 했다.
그리고 양 교수는 위원회가 자신을 징계하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사실을 그대로 기술한 것이라 할지라도 교단 역사 가운데 잘못된 부분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징계 결정을 내린 것 같다. 그런 경우 학자에 대한 정당한 징계가 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운영위는 지난 7월 회의를 열고 특별위원회가 양 교수에 대해 건의한 사항을 이행하기로 했다. 한 운영위원은 "서적을 회수·폐기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지 미지수다. 양 교수 스스로 조치를 취하게 해야 하는데 어려울 것 같다. 관계 기관이 나머지 사항을 언제 이행하도록 지시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2011.8.6. 뉴스앤조이 / 백정훈)
▲ 예장고신 60회 총회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부산노회가 제기한 양낙흥 교수의 "교단 정체성 훼손"과 "WCC 옹호" 혐의를 조사하기로 했다. ⓒ뉴스앤조이 백정훈
학자, 교단에 충성하라?
부산노회 "양낙흥 교수 고신 정체성 훼손"…양 교수 "학문적인 검증이 우선"
예장고신(총회장 윤현주 목사) 제60회 총회 마지막 날인 10월 1일, 폐회 시간을 맞추기 위해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런데 부산노회가 헌의한 한 가지 안건이 논란이 됐다. 안건을 두고 총대들의 찬반 발언이 이어졌다. 지리한 공방 끝에 총대들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고, 그 결과에 대한 처분을 운영위원회에 맡기기로 결의했다.
안건은 고신대학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는 양낙흥 교수에 관한 것이다. 부산노회는 △양 교수가 교단의 역사를 왜곡하고 정체성을 훼손했다 △교단의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WCC 운동을 옹호했다며, 양 교수의 신학을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60년대 초 합동과 고신의 "분리"에 관한 논란
부산노회는 교단의 정체성을 훼손한 근거로 양 교수가 지난 2008년에 쓴 <한국장로교회사>를 제시했다. 고신은 1960년대 초에 예장합동 교단과 통합했다가 3년 만에 갈라져 나왔다. 양 교수는 <한국장로교회사>에서 고신이 합동에서 다시 분리하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상동이 승동 측과의 합동을 결심했던 결정적 요인은 박윤선의 고신 이탈로 말미암아 신학교 운영이 치명적인 난관에 봉착하게 된 상황이었다. (중략) 고신 출신 교수들이 확보되었으니 한상동으로서는 다시 독자적으로 신학교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을 수 있다. (중략) 둘째는 교권에 대한 애착설이다. 고려신학교 출신으로 당시 고신 복구에 반대했던 어떤 목사는 한상동이 고신 복구를 원했던 첫째 이유는 "주도권" 문제였다고 주장한다. (중략) 한상동이 고신 복구를 결심하게 된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이유로 여러 관측자들에 의해 지적되는 사실이 있다. (중략) 박형룡 총신 교장이 1962년에 화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한상동 목사의 양자 이근삼 박사의 총신 교수 채용을 조직신학 교수가 많다는 이유로 거부했다는 것이다." (<한국장로교회사>, pp.660 ~ 661)
이에 대해 부산노회는 "양 교수가 고신 총회를 신학적이고 교리적인 명분 없이 분리주의자(한상동 목사)에 의해 세워진 분파주의 총회라고 규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양낙흥 교수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쓴 글의 핵심은 교단의 정체성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합동과 합쳤다가 다시 분리한 사건이 명분 없는 분열이었다고 지적했을 뿐이다. 교단의 근간이 되는 신학·교리를 부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양 교수는 "고신의 과거에서 회개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다른 교단이 신사참배를 했다고 손가락질만 할 것이 아니라, 고신의 부끄러운 과거에 대해서도 겸손하게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WCC 옹호? 자유주의자?
부산노회는 양 교수가 지난 6월 한국기독교학술원 공개강좌에서 발표한 논문도 문제 삼았다. "한국교회와 WCC"라는 주제로 개최된 강좌에서 양 교수는 당시 "제10차 WCC 부산 총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WCC가 종교다원주의에 열려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수백 개의 교단으로 갈라진 한국교회의 상황과 WCC가 세계 최대의 기독교 연합 단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참여를 통한 개혁도 고려해야 할 방법 중 하나라고 제안했다.
"(바르 선언을 통해) WCC는 종교다원주의를 본격적으로 신학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중략) (타종교에는) 왜 구원이 없는지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들에도 구원이 있을 수 있다는 종교다원주의자들의 주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연구들을 살피고 그 문제점과 약점들을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WCC는 설령 그것에 다소 교리적,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가볍게 포기해서는 안 될 가치 있는 단체이다. (중략) 밖에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들어가서 주도력을 발휘함으로 그것을 올바른 신학 노선으로 선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이다" ("제10차 WCC 부산 총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pp.19 ~ 33)
부산노회는 WCC에 참여하자는 양 교수의 주장은 교단의 기존 입장에 반하는 것이라며,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양 교수의 신학적 입장에 의문을 표했다. 이들은 "WCC는 자유주의 신학의 입장에서 운동을 하는 단체다. WCC를 옹호하는 양 교수의 신학적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부산노회의 비판에 대해 양 교수는 WCC를 일방적으로 편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논문을 쓰기 위해 6개월 동안 WCC에서 발행한 문서와 관련 서적을 읽고 연구했다"며, "이번 연구는 WCC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규명하려는 시도였다"고 했다. 또 자신의 신학을 검증하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종교다원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다. 맹목적으로 WCC의 신학적 입장을 찬양하지 않았다"고 했다.
학문의 자유 침해 VS 학문 연구는 교단 입장 고려해야
양낙흥 교수의 "교단 정체성 훼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10월 고신대학원 개교 6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양 교수는 합동에서 재분리한 것을 고신 교단이 회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부산노회·북부산노회가 57회 총회에서 "교단 출범의 정당성을 부정했다"며 양 교수의 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2년간의 연구 끝에 59회 총회는 "혐의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도 부산노회가 또다시 헌의안을 제출한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부산노회 김종선 목사(초장동교회)는 지난 총회의 결정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그는 "신학위원회가 양 교수를 조사할 때 우리 노회가 관련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해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헌의안은 57회 총회에 제출한 것과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양 교수의 주장이 옳다고 할 때 목회 현장에서 교단의 역사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혼란스럽다. 이번 헌의안은 이에 대한 대책을 총회에 요구한 것이다"고 했다.
손성은 목사(부산삼일교회)는 교단 소속의 학자라면 교단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손 목사는 "양 교수가 학문적인 양심에 따라 연구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교단 신학교에서 일하는 교수는 일차적으로 교단의 정신과 정체성을 계승하고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양낙흥 교수는 지난 총회에서 결론이 난 사안을 다시 문제 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연구 결과에 대해 학문적으로 반박하지 않고 곧바로 총회에서 검증하려는 시도를 우려했다. 그는 "우선 연구 결과를 학문적으로 검토하고 토론해야 한다"며, "기존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징계부터 하려 드는 것은 학문 연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했다. 양 교수는 "과거를 정직하게 직면해야 교단이 발전할 수 있다. 교단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과거의 잘못을 지적했다"고 했다.
총회 임원회는 지난 10월 7일 양 교수 건을 다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 9명을 선임했다. 정근두 부총회장(울산교회)은 "11월 19일에 열리는 운영위원회에서 위원을 승인하면 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다. 위원회의 활동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2010.11.16. 뉴스앤조이 / 배겅훈)
손성은 목사가 기사에 대해 반론을 게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손 목사는 자신의 논지가 "양낙흥 교수의 견해에 대해서 고신 총회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사람들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선 목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노회를 통해 총회에 질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 교수의 연구 자체를 문제삼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