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WCC에 대한 긍정적 시각? 합동과 본질적으로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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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 WCC에 대한 긍정적 시각? 합동과 본질적으로 다름?


고신총회여, 합동측의 둘러리를 자처하지 말라


이성구 목사 /구포제일교회









2013년 부산에서 열리게 된 WCC 총회 문제를 두고 한국교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WCC는 세계교회협의회이다. 세계의 교회가 하나되기를 갈망하는 교회들의 협의체이다. 그런데 이 협의체가 오히려 교파사이에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런 현상을 또 볼 수 있을까? 교회 연합운동체가 교회 갈등유발의 진원지가 된다면, 이것은 깊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최근 WCC 총회개최를 두고 벌이는 논쟁을 바라보노라면, "세계속의 한국", "세계 2위의 선교사 파송 국가"라는 세간의 명성과는 달리 한국교회가 여전히 1950년대식 분열주의 사고에 매여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장래를 위하여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특히 공연히 논란에 빠져들고 있는 고신 총회가 과연 이 사태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현재의 논쟁의 부질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곳곳에서 WCC의 정체성이나 신학 문제등에 대하여 논쟁을 벌이고 있으니 필자는 여기서 다시 WCC의 정체성에 관하여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물론 앞으로 필요하면 뛰어들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현재는 그럴 이유가 없어보인다. 다만 필자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논쟁 발생의 메카니즘에 관한 것과 이 논쟁에서의 고신의 역할에 관한 것으로 고신총회는 더 이상 어리석은 논쟁에 말려들지 않도록 현재상황을 바르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1. 논쟁 제기의 비논리성

WCC총회가 왜 이 땅에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왜 보수교단들은 기독교국제기구의 총회개최에 대하여 시비를 거는 것일까? 공기관이 하는 일에는 논리적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만약 교회가 남의 집회에 대하여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늘 정당한 일이라면 모든 집회에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한국의 보수교회들은 불교계의 모임에 반대의사를 표현하는가? 한국의 보수교단들은 통일교나 신천지, 박무수 등의 집회에 반대를 천명하며 이런 식의 논쟁을 벌이는가? 근본적으로 교회가 다른 교회의 일에 대하여 반대하는 어리석음을 보여서는 안된다. 그것은 마치 한나라당에서 친이 친박의 계파싸움을 하는 것과 동일한 일이다. 어느 누가 그 일을 옳다할 것인가? 나와 동일하지 않으면 틀린 것이라는 논법이 성립되지 않는다면 다른교회의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몰라도 굳이 반대운동을 하는 것은 전혀 논리성이 없는 일이다.




2. 논쟁제기의 비합리성

WCC에는 장로교 통합, 감리교, 기장, 성공회 등이 가입되어 있다. 지금 WCC를 반대한다는 것은 곧 이들 교단들을 반대하는 셈이 된다. 누가 무슨 이유로 이 교단들이 원하는 행사를 반대하는가? 이 교단들이 이단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교단마다 생성의 역사와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신학적 강조점에는 차이가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그 교단들이 공교회성을 갖지 못했거나 비성경적이거나 이단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모든 지역에 지역교회를 세우고 활동하고 있는 역사가 있는 교단들의 활동을 반대하는 것은 전혀 합리성이 없는 일이다. 한국교회는 이들 모든 교단보다 뒤늦게 이 땅에 세워진 교회이다. 어떻게 후발주자들이 이미 세워져 하나님의 역사를 감당해 온 교회들을 부정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인가? 논쟁을 제기하는 자체가 전혀 합리성이 없다.




3. 합동측과 통합측의 정통성 시비에 공연히 참여하는 고신의 무 목적성

솔직하게 말해 예장 합동이 중심이 되어 WCC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유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합동과 통합의 정통성 시비에 고신이 공연히 말려들 이유가 없다. 도대체 왜 고신의 지도부가 WCC총회 논쟁에 휘말려 드는 지 알 수가 없다. 합동과 통합은 역사적으로 분리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분열하는 우를 범하였다. 이미 존재하고 있던 보이지 않는 파벌 싸움에 박형용박사의 "3천만환" 사건은 보수파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는 호기를 제공하였다. 3천만환이라는 거액을 신학교 부지를 불하받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로비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가 자금을 날려버리는 일이 발생하자 갈등이 폭발하였고, 결국 분열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일로 분열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였고 결국 WCC와의 관계 문제를 끌여들여 분열을 정당화하였다. 하나님을 바로 알게 하는 일에 사용되어야 할 "신학"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분열시키는 도구로 사용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역사적 맥락이 있어 합동측이 공연히 남의 집회에 시비를 거는 일에 왜 고신의 지도부가 함께 거드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합동이나 통합 두 교단 모두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신사참배에 반대한 고신측 인사들을 총회에서 배제하는 일에 마음을 같이 한 사람들이다. 합동이나 통합 모두 고신의 인사들을 반대하였다. 그런데 왜 우리는 아무런 역사적인 관계도 없는 WCC총회 여부에 대하여 그렇게 열을 내고 거품을 품어야 하는 것인가? 우리가 통합 감리교 성공회 등 다른 교단들의 모임이나 활동에 대하여 언제 반대하거나 열을 낸 적이 있는가? 왜 평소에 전혀 관심이 없던 일에 굳이 나서서 교회간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려 하는가? 왜 합동원칙을 어겨 관계를 단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이제 굳이 나서서 합동측의 둘러리를 서는 데 그렇게 열심인가? 이것은 고신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우리가 이런 반대운동을 통하여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4. 절차를 어기는 비합법성

WCC 총회에 대하여 총회가 어떤 태도를 결정한 적이 없다. 다만 대책에 대한 연구를 맡겼을 뿐이다. 그런데 왜 총회가 열리기도 전에 마음대로 WCC 총회 반대운동에 참석하여 활동하는가? 그것은 총회의 질서를 어기는 일이다. 위원 몇사람, 총회 임원 몇몇의 의견이 교단 전체의 의사가 될 수 없다. 어떤 일도 절차를 어기면 모든 행동이 무효가 된다. 민주주의는 절차 민주주의이다. 그 누구도 함부로 대표연해서는 안되는 법이다. 누구든지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 더 이상 WCC에 관련된 논의에 마치 자신이 교단의 대표성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지 않기를 요청한다.



5. 성경대로 사는 것이 우리의 길이다.

우리 교회의 절대적 행동강령은 성경중심이다. 그렇다면 성경이 명하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일이 아니다"고 성경은 말한다. 명확한 진리문제가 아니면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 WCC가 총회를 부산에서 여는 것이 진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WCC의 존재가 만약 진리문제라면, 지금까지 우리교단은 그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않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WCC총회에 관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관여할 성격의 것이 아니다. 가입여부를 논한다면 모를 일이지만. 그들이 대회를 여는 것은 그들의 결정이요 그들의 주권에 속한 일이다. 남의 일에 대하여 갑론을박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결코 그런 논의가 한국교회 전체에 덕이 되지 않는다. 지금 고신교회안에 있는 장로교 통합, 감리교 출신 성도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에게 WCC찬반여부를 묻기라도 할 것인가?


교회는 하나여야 한다. 한국교회는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신학도 신조도 별로 다르지 않다. 통일한국을 위하여 기도해야 하고 헌신해야 하는 우리가 교회들의 연합에 대하여 비관적이고 파괴적으로 대한다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그리고 통일한국이 되면 우리가 설자리도 없을 것이다.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역사운행에 동참할 수 있도록 삼가 유아독존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2010년 08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