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고신이 합동보다 WCC에 더 포용적
3년 남은 WCC 총회, 찬반 양론 좁혀지나
공개강연회서 양 진영 학자들 의견 조율 [2010.06.29 06:28]
▲재단법인 한국기독교학술원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한국교회와 WCC’를 주제로 38회 공개강연회를 개최했다. ⓒ 김진영 기자
재단법인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성 박사)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한국교회와 WCC’를 주제로 38회 공개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이형기 박사(장신대 명예교수), 김길성 박사(총신대 부총장),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양낙흥 박사(고신대 교수)가 초청됐고 논찬자로 이승구 박사(합신대 교수), 박성원 박사(영남신대 교수), 권호덕 박사(백석대 교수), 임희국 박사(장신대 교수)가 나섰다.
강연회는 WCC에 찬성하는 진보적 성향의 학자가 발제하면 WCC에 반대하는 보수적 성향의 학자가 논찬을 맡고, 반대로 보수적 성향의 학자가 발제하면 진보적 성향의 학자가 논찬을 맡는 식이었다.
주제는 ‘이것이 WCC 신학의 긍정과 부정’ ‘WCC 신학이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 ‘WCC가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 ‘제10차 WCC 부산총회 어떻게 대처할까’였다.
각 학자들의 발제 내용은 지금까지 WCC를 주제로 열렸던 각종 신학 세미나와 토론회 등에서 다뤄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진보적 성향의 학자들은 WCC의 신학과 활동에 대체로 긍정적인 내용을 발표한 반면 보수적 성향의 학자들은 WCC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그간 어느 한쪽만의 입장을 발표하거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서 그친 기존 행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발표 후 패널 토의를 거쳐 보수와 진보의 입장을 조율, 몇 가지 사안에서 의견의 폭을 좁혀보고자 한 것.
물론 하나의 공통된 입장을 도출하진 못했으나 즉석에서 각 학자들 간 질문과 답변, 토론을 통해 소통의 길을 모색할 수 있었다. 이날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이종윤 목사(서울교회)는 “이날 토론된 내용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입장을 정리해 이것을 WCC에 전달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첫번째는 종교다원주의에 관한 것이었다. 이종윤 목사는 “WCC가 종교다원주의를 추구하는지 아니면 종교간 대화를 추구할 뿐인지 명확히 짚고 넘어가자”고 했다.
이에 박종화 목사는 “WCC가 타종교와의 대화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았는데, 이 가이드라인을 종교다원주의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한국교회가 다른 종교와 화합하면서도 각자의 정체성을 지켰다는 것이 WCC가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중동처럼 갈등 없이 교회가 성장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종교다원주의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이종윤 목사는 “분명한 것은 타종교는 수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확실한 금을 그어달라. 종교간 대화를 통해 그들을 복음화시킨다면 얼마든지 환영하지만 타종교를 수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성원 박사 역시 박종화 목사와 같은 입장에서 WCC의 종교다원주의를 부정했으나 양낙흥 박사는 “WCC의 90년도 한 문서에는 명백히 종교다원주의 구절이 있다”고 반박했다.
두번째는 ‘미시오 데이’(Missio Dei), 곧 하나님의 선교에 관한 것이었다. 이종윤 목사는 “WCC의 창립 목적은 정말 좋았다. 히틀러가 독일 교회를 핍박했을 때 고난받는 교회를 격려하기 위해 WCC가 생겨났다”며 “그런데 그 패러다임이 사회·정치적으로 변경됐다. 미시오 데이 신학이 본래의 신학으로 돌아가고 WCC 역시 창립정신으로 돌아간다면 한국교회는 WCC 총회를 얼마든지 활영할 수 있다”고 했다.
양낙흥 박사도 “(WCC 총회가) 지나치게 사회적 문제에 치우치면 기독교의 사명인 복음전도를 통한 영혼구원이 간과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두 가지 측면이 골고루 다뤄질 수 있도록 WCC에 요청해야 한다”고 이 목사와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박종화 목사는 “(그러한 입장을) 제안하면 WCC 총회는 모두 수용해서 받아 줄 것”이라면서도 “WCC 중앙위원회의 선교에 관한 문서는 사회구원과 개인구원이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분명히 선언했다. 로잔대회의 도전을 받아 수용한 결과”라고 했다.
박성원 박사도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을 분리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며 “WCC의 신앙은 하나이고 신앙의 증언과 고백도 통전적”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은 ‘교회의 일치’에 관한 문제였다. 이승구 교수가 “WCC가 말하는 가시적 교회의 연합, 이것을 성경이 말하는 연합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도 되는지, 아니면 다른 차원의 것인지를 밝혀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박종화 목사는 “슈퍼처치는 불가능하고 성서적이지도 않다. WCC는 종교간 대화를 추구하고 세계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는 곳이지 하나의 종교를 만들고자 하지 않는다. WCC가 외치는 가시적 일치는 다양성 속에서 하나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WCC의 강조점은 시대마다 다를 수 있다. WCC는 화석단체가 아니기에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승구 교수는 이날 논찬에서 “각각의 교회들이 현재 자신들의 입장에서 좀 더 성경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공통의 증언과 사역을 통해 결과적으로 하나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복음의 원칙에 부합하는 한, 다양한 교단과 교파는 연합돼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성경적 에큐메니즘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서 축사한 한기총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는 “서로 간의 신앙과 신학에 대해 알아야 필요가 있지만 마찰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며 “마을에서 잔치를 벌이면 모든 사람들이 다 도와준다. 갈등보다는 서로 화합했으면 좋겠다”고 WCC 한국 총회에 모든 교회가 참여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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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흥 고신대 교수, 한국교회 WCC 연합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밖에서 반대말고 들어와 변화시켜라"
코닷
“현재 장로교는 교단도 242개로 나뉘고, 앞으로는 신학교도 성경책도 찬송가도 242개가 될지도 모른다. 칼뱅을 따른다고 하는 이들이 전혀 그의 신학을 따르고 있지 않다. 이제는 함께 연합과 통합을 해야한다.”
▲ 양낙흥 교수 ? 뉴스파워
양낙흥 고신대 교수가 학술원 공개 강연회 ‘한국교회와 WCC’ 패널토의 시간에 이같이 말하자 300여명의 참가자들에 의해 이례적으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28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번 강연회에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WCC 부산총회 개최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 교수는 “WCC가 추구하는 교회일치 운동이 올바른 것인지 그른 것인지에 대한 답은 뒤로하고라도 한국 장로교회들에게 교회 일치와 연합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면서 “분리주의적 성향으로 충만한 집단”이라고 장로교를 혹평했다.
백 보 양보해서 WCC가 우려하는 것처럼 ‘여러 교회들을 다스리고, 세계단일의 수퍼 처치가 되려는 의도가 있다’하더라도 그런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즉, 이미 자치권을 확보하고 있는 각국의 여러 교회들이 WCC가 자신들 위에 군림하려한다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WCC의 예산은 한국 장로교의 작은 교단의 예산보다도 작은 수준이다.
이에 양 교수는 “단순한 노파심이나 기우에 불과한 이유로 WCC의 교회일치 운동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WCC는 100여개 이상의 나라들에서 모인 수 백개의 교단들이 조직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지상 최대의 기독교 모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근거로 “설령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가볍게 포기해서는 안 될 가치가 있다”고 WCC 부산총회를 평하며 “밖에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들어가서 주도력을 발휘함으로 그것을 올바른 노선으로 선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양 교수는 박형룡 박사의 WCC에 대한 입장도 소개했다. 박 박사는 본래 WCC에 참석하는 자체를 터부시하거나 반대하지 않았고 ‘선택적 참여입장’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그는 “지금의 관점에서 박형룡 박사의 입장을 보면 굉장히 열려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WCC를 냉정하게 살펴보면 한국 교회가 세계교회의 리더로 설 수 있는 기회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길성 총신대 부총장은 “WCC안에는 연합운동을 위한 4개의 공동체가 있다”며 “이들은 종교다원주의를 넘어 혼합주의에 이르고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또 “한국장로교회는 WCC 이전 역사적 개혁주의 전통을 지켜온 신학과 신앙으로 돌아 가야 한다”며 “비성경적이고 혼합주의적인 WCC적 에큐메니즘의 도전 앞에서 진리에 근거한 성경적 에큐메니즘으로 미래를 열어가자”고 전했다.
▲ WCC 토론회 모습 ? 뉴스파워
이 발표의 논평을 맡은 박성원 영남신대 교수는 “에큐메니칼 운동은 20세기에 나타난 근대교회의 운동이지만 그 최초의 에큐메니칼 회의는 바로 사도행전 15장에 기록된 예루살렘 회의”라면서 “WCC는 어떤 특정한 신학이나 특정한 교회개념에 의해 구성되었다는 것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WCC 안에는 시대적 정황에 따라 어떤 특정 교회론이나 신학의 목소리가 높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서로 다른 교회론과 신학들이 대화하고 토론하는 곳”이라며 “한국의 보수적 교회 이상으로 보수적인 회원교회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WCC의 기초 강령들을 다 종합하면 결국 WCC에 가입하여 회원이 된다고 해서 WCC가 규정하는 어떤 획일적인 교회론으로 흡수되는 게 아니라는 것.
이에 대해 이승구 합신대 교수는 “진정한 에큐메니칼 운동이기 위해서는 이신칭의를 믿는 것에 대한 확언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며 “구원 얻는 방식에 대한 이해가 다른 이들이 하나의 교회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확실히 했다.
이외에도 이날 공개 강연에서는 이형기 장신대 명예교수,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 권호덕 백석대 교수, 임희국 장신대 교수 등이 참여해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해서 토론했다.(뉴스파워제공)
양낙흥 교수 "한국 장로교단, WCC 비판할 자격 있나"
[미션라이프] “분열 일삼는 한국 칼뱅주의자들이 WCC 비판할 자격 있나.”
양낙홍 고신대 신대원 교수가 한국 장로교가 교회 일치와 연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따끔하게 꼬집었다.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성 박사)이 28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WCC)’ 주제 강연회를 통해서다. 이 자리엔 신학자와 목회자, 일반 성도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양 교수는 ‘제10차 WCC 부산총회, 어떻게 대처할까" 제목의 강연에서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가 발간한 ‘한국의 종교현황’ 자료를 인용해 “현재 한국 장로교는 242개 교단으로 나뉘어져 있다”며 “이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가장 보수적이고 정통적인 칼뱅주의자들이라고 자처하지만 장로교단들의 맹렬한 분리와 분열은 결코 칼뱅 신학의 지지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장로교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그처럼 자랑하는 칼뱅의 교회론에 대해 전혀 인식이 없거나 알면서도 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며 “교회의 일치와 분열에 대한 칼뱅의 견해를 조금이라도 존중한다면 조그마한 한 나라에 장로교 간판을 걸고 있는 교단이 200개가 넘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내 보수 장로교단들이 주장하는 ‘WCC는 수퍼 처치’ ‘세계 단일교회 추구’는 가능성도 없고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국내 보수교단들이 2013년 WCC 부산 총회 개최를 반대하면서 내놓고 있는 WCC의 교회 일치와 연합운동 비판 논리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는 대신 “한국 교회가 기억해야 할 일은 교회 일치 운동 그 자체는 바람직한 것이요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는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거부되어야 하는 경우는 기독교의 본질적 진리를 희생하는 대가로 일치를 추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지금 한국 장로교회에 꼭 필요한 작업은 WCC가 수퍼 처치인가 아닌가, WCC가 세계 단일교회를 만들려는가 아닌가 하는 실현 가능성 없는 일을 두고 두려워하거나 부질없는 논란을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 분열과 일치에 대한 칼뱅의 신학을 배워서 그의 에큐메니컬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강연회의 발제 초점은 ‘WCC에 대해 제대로 알자’는 것과 ‘WCC가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 ‘2013년 WCC 부산 총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에 맞춰졌다.
참석자들은 WCC로 대표되는 에큐메니칼 운동(교회 일치운동)과 한국교회와 연관되는 문제를 신학과 교회 일치, 선교와 봉사, 세상 속에서의 제사장 역할과 예언자적 사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토론하며 팽팽한 찬반 논쟁을 이어갔다.
이형기 장신대 명예 교수는 WCC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질과 성격을 소개하면서 “한국교회가 이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원 영남신대 교수는 2013년 부산에서 열리는 WCC 총회는 세계 교회의 축제인 동시에 한국교회 축제라고 판단했다. 박 교수는 “모든 피조물이 생명이 위협당하는 영적 위기의 시대에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WCC 총회를 통해 영성을 회복하고 생명을 사랑하도록 목자적 인도를 하는 시대적 기여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희국 장신대 교수는 “2013년 WCC 부산 총회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회들에게 한국교회의 실상과 부흥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반세기 이상 분열되고 온 한국 장로교회 교단들의 일치를 위한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WCC 에큐메니컬 운동을 비판하는 의견도 잇따랐다. 이승구 합신대 교수는 “진정한 에큐메니칼 운동이기 위해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고백이 진지하고 의미있게 다루어져야 한다”며 “실제 WCC 운동의 기본 문서나 예배에 삼위일체를 시사하는 어귀가 들어간다고 해서 이 모임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중심으로 한 모임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길성 총신대 부총장은 WCC가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면서 “특히 한국 장로교회는 WCC 이전 역사적 개혁주의 전통을 지켜 온 신학과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이런 문제를 두고 시기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잇따랐다.(출처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2010년 07월 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