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바른성경
2008년 01월 31일 (목) 17:56:32 [조회수 : 2229] 이승규 (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 성경공회가 출간한 바른성경. 과연 이들의 주장대로 한국교회에 제대로 된 성경을 보급하는 계기가 될까. ⓒ뉴스앤조이
성경공회가 발간한 <바른성경> 출판 봉헌 감사예배를 한 1월 31일. 성경공회 쪽 인사들은 현재 대다수 교회와 교인이 사용하는 <개역개정판> 성경을 강하게 비난했다.
주장의 요지는 한마디로 "완전한 번역이 아니다"는 얘기다. 성경공회는 구체적으로 △단어나 문장의 오류가 1만 군데나 되며 △시급히 고쳐야 할 부분만 4000여 군데라고 주장했다. 또 바른 번역을 개악해 원문을 왜곡한 경우가 700여 군데나 된다며, "충격"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대한성서공회가 출간한 <개역개정판> 성경을 비난했다.
강원주 목사는 이날 예배에서 돌린 유인물을 통해 "참으로 무섭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같은 장·절 내에서조차 개정이 된 부분과 안 된 부분이 있어 혼란이 올 수 있고 △같은 단어를 일관성 없이 개정함으로 인한 혼란 △"시제"의 혼란 △누락 및 첨가 △문법상의 오류 △원문 왜곡 △개악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만든 성경만 제대로라고?
문제는 성경공회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개역개정판> 성경을 비난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두렵고 무서운 일", "개역개악판"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들이 발간한 "바른성경"만이 제대로 된 성경이라는 논리다.
현재 각 교회는 <개역개정판성경>과 <표준새번역성경>, <개역성경>, <공동번역> 등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번역이 다 다르다보니, "하나님"(개역개정판)과 "하느님"(공동번역)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또 일부 대형 교회와 기독교 출판사들이 낸 성경도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성경이 출판되면 교인들의 혼란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쪽에서는 성경공회 구성 자체가 작은 교단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리 큰 파급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성경공회에 따르면 <바른성경>은 감수용 500부와 시중 판매용으로 1만 부를 찍었다. 과연 이 성경이 얼마나 팔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개역개정판>을 발간하는 대한성서공회 쪽도 그리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판권이나 저작권 문제 등은 검토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일단 초판으로 찍은 1만 부를 다 소화한다고 해도, 더 이상 찍어낼 여력이 없을 수도 있다. 이병규 목사가 밝혔다시피, 성경공회는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더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성경공회는 예장합동과 예장개혁이 주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창립 6개월 뒤 예장합동이 불참을 선언했다. 이 후 예장합동은 자신들이 성경을 번역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여론에 밀려 포기한 바 있다. 예정합동이 불참한 이 후 예장개혁이 성경공회를 이끌었는데, 2005년 예장합동과 합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빠지게 됐다.
이렇게 너도 나도 성경 번역에 나서는 이유는 한마디로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예장합동이 성경 번역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성경공회가 <바른성경>을 발간한 것도 이런 속사정이 있다. 성경과 찬송가 사업은 속된 말로 "노다지" 사업이다.
<바른성경>의 발간이 성경공회의 주장대로, 한국교회에 제대로 된 성경을 보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