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관선 이사회의 활동 [기타]
분류: 교단-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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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741 등록일 : 2003-04-16
재정·인사 다룰 5인위 구성- 관선 이사, 첫 이사회 열고
“재정 및 인사, 그리고 기타 시급한 문제를 다룰 5인위원회를 구성하여 차기 이사회 개최
에 앞서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도록 한다”
교육인적자원부의 관선 이사 파견으로 총회 및 산하교회, 그리고 학교와 병원의 관심이 집
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학교법인 회의실에서 첫 관선 이사회가 개최돼 이사장 선임
및 산적한 현안들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
교육인적자원부 대학재정과 서용범 과장의 이사 소개 및 사무국장 윤강석 장로의 감사 소개
에 이어 이사장 선임에 들어간 이사회는 이사장에 단독 추천된 김민남 이사(동아대 교수)
를 만장일치로 선임했으며, 교육인적자원부 서봉덕 과장으로부터 학교법인 고려학원 임시이
사 선임과 관련된 제반설명을 들었다.
(이사장 인터뷰 2면)
이어 이사회는 윤강석 사무국장으로부터 부채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법인 및 대학교
(부속병원 포함) 현안문제에 관해 협의, 정확한 학교와 병원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
이라는데 뜻을 모으고, 병원의 정확한 부채규모 및 부채 내역의 파악을 위해 학교법인 사무
국에 자료를 보완해 이사회에 제출토록 지시했다.
이사회는 또 학교법인 고려학원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서는 재정 및 인사문제가 시급하다고
판단, 재정 및 인사 그리고 기타 시급한 문제를 차기 이사회에 앞서 다룰 5인 위원회를 구
성키로 하고, 5인 위원의 선정을 이사장에게 일임했다.
한편,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이사회에서 교육인적자원부 대학재정과 서용범 과장은 “고려
학원에 대한 임시이사 선임 사유 중 3가지는 이미 해소됐지만 아직 5가지가 남아 있다”며
이사회가 고려학원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임시이사 15명 중 정필도 목사와 김은숙 회장(부산여성협회)이 불참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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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73 등록일 : 2003-04-16
(분석) 임시이사- 현실- "국민의례로 이사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임시이사- 현실)
“국민의례로 이사회를 시작하겠습니다” / “단기대여금 48억이 당장 문제”
교육부-“임시 이사 는 최후 선택”“국민의례로 이사회를 시작하겠습니다”
깜짝 놀란 사무국장 윤강석 장로의 제지가 아니었으면,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가 역사
상 처음으로 기도 없이, 예배 없이 국민의례로 시작된 이사회로 기록을 남길 뻔 했다.
그렇게 됐더라면 아마 호사가들은 좋은 이야기 거리를 얻었으리라. “신사참배를 반대했던
교단이 고신 아니었나요?”
이 한 사건으로 임시 이사 파견의 현실은 총회와 총회 산하 교회, 그리고 학교와 병원에 피
부로 와 닿았다.
“정말 이 대학의 문제가 어디에 있습니까? 빠른 시일 내에 자료를 만들어서 숙지해야 합니
다. 이 자리에 계신 임시 이사들은 정말 이 대학에 대해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 합니다”
“임시 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뜻밖의 제3의 인물을 내세워서 정말 장기려 박사의 뜻을 받들어서 고
신대가 살아나도록 해야 합니다”
이사회 회의석상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임시 이사들은 어느 정도 사태를 숙지하고 있었다.
“임시 이사로 선정된 뒤에 엄청난 유인물을 받아 보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보냈더라구요.
덕분에 어느 정도 학교 상황을 파악하게 됐습니다”라는 모 임시 이사의 말처럼, 이사들은
임시 이사 선정 뒤부터 복음병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기독교 교의에 입각한 교육기관으로서의 고신대 보다는 장기려 박사의 숭고한 정신
과 희생으로서의 복음병원을 더 많이 인식하고, 또 그것을 고신대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
그래도 임시 이사들 간에 일치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 점이 총회와 산하 교회로서는 임시
이사 사태 하에서 한줄기 빛이겠지만.
“학교와 병원을 빨리 정상화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정상화가 되면 우리들은 빨리 물러가
야 합니다”라는 생각이.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 대학재정과의 서용범 과장은 총회의 임시 이사 파견 반대 기
류에 대해 교육부로서는 임시 이사가 마지막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임시 이사 파견은 교육부가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일단 임시 이사가 파견되었
으니만큼 빨리 정상화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상화 여부의 판단은 교육부가 하게 됩니
다. 정상화란, 일단 교육부가 밝힌 임시 이사 파견 사유의 해소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교육부가 밝힌 임시 이사 파견 사유 중 해소되지 않은 5가지 사항 (감사 김용구 목
사는 총회 특별대책위에 참석, 이를 전부 돈 문제라고 밝혔다).
그 해결이 쉽지 않은 재정 관련 부분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로부터 파견된 임시 이사들이 처음 이사회로 모인 한 시간 뒤, 총회 특별대책위원회
는 통운빌딩에 모여 있었다.
총회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특별대책위원회에 시급한 재정지원을 부탁하기 위해 김재
도 병원장과 황규재 씨가 복음병원의 부채규모와 부채내역 및 부도위기를 보고하고, 시급
한 재정지원을 호소하고 있었다.
“당장 문제되는 것이 단기 대여금 48억원입니다.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것은 당장 돌아올
어음과 앞으로 돌아올 어음을 결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병원이 부도납니다. 20억
을 교단에서 책임져 주었으면 합니다. 채주(다 아시는 분이니까)에게 교단에서 책임질 테
니 돌리지 말아달라고 하면 됩니다”
“어제 부도내자 결정했었습니다. 마지막에 납품업체에서 다시 되막은 것입니다. 하루하루
지나가려니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할 때까지는 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박원장
이 부도 내고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그래서 제가 더 곤란합니다. 앞으로
도 하는 데까지 해보겠습니다. 부도 면할 수 있게 자금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이에 대한 특별대책위원회의 답변은 지극히 원론적인 부분이다. 위원장 곽삼찬 목사는 말했
다.
“총회 차원에서 목회자 1개월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교회로부터 모금하고 있고, 산
하 기관과 부서의 여유자금을 이 부분으로 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당장에 모금액이 모두 모
아져 부도를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자금마련에는 시간
이 걸립니다. 저희들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병원도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총회는 아직 ‘고신대 임시 이사 파견’이라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모습이다. 뚜렷
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돈 문제’이기에 해결점이 쉽지 않다는 단
점이 있긴 하지만.
정신의학적으로 충격 다음의 단계는 분노의 단계다. ‘화합’하지 못했기에 ‘임시 이사’
사태를 맞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잘잘못은 가려야 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은 지워야 하
지만, 까닭모를, 넘치는 분노의 표출은 경계해야 한다. 아직은 화합이 우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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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위해 기도회 연다 -특별대책위, 거 교단적 규모로
목사 장로 권사 집사 등 교단에 속한 성도들이 함께 참여하는 거 교단적인 규모의 ‘고려학
원 정상화를 위한 기도회’가 오는 30일(수) 오후 7시 30분 부산 남교회당에서 개최될 예정
이다.
총회 특별대책위원회(위원장 곽삼찬 목사)는 지난 11일 부산 통운빌딩에서 모임을 갖고, 대
구노회가 긴급 청원한 ‘교단적인 기도회 개최의 건’에 대해 기도회를 개최키로 의견을 모
으고, 이를 총회 임원회와의 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 일임했으며, 지난 15일 거제교회당에
서 열린 임원회 특별위원 연석회의는 이같이 기도회 개최를 결정했다.
연석회의는 또한 15일 현재 1차 부도가 발생하는 등 현재 복음병원의 재정상태가 극도로 악
화됨으로 재정진단과 관리를 위하여 4인 특별위원을 선임하고, 이들에게 복음병원의 재정
에 관한 전권을 위임하였다. 위원은 정금출 이우성 김종익 오성도 장로 등 4인이다.
이에 앞서 11일 열린 총회 특별대책위는 또 의료법인 고신의료재단의 윤은조 이사장 및 2명
의 이사가 특별대책위에 사임서를 제출한 것에 대하여 논의한 끝에 “이사장과 이사가 법적
으로 등록돼 있는 상태에서 특별대책위가 사임을 승인한다고 효력이 있겠는가?”라고 결론
을 내리고, 사임건을 보류시켰다.
특별대책위는 또 이 자리에서 호소문을 채택, “복음병원은 우리의 병원이면서 부산지역과
한국사회를 위한 유용한 병원이요 이 시대의 자랑스러운 병원이기에 우리가 더욱 애착을 갖
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우리가 직면한 이 사태는 최선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기
에 차선책이라도 우리의 소리를 내야하고 우리의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유력한 변
호사를 선임하여 재심을 청구한다 △교육인적자원부에 질의서를 보낸다 △사태를 초래한 원
인규명과 책임을 묻도록 총회에 건의한다 △거 교단적인 거부운동을 전개하고 서명날인으
로 관계기관에 진정하며 거 교단적인 기도회를 개최한다 △부도를 막기 위하여 양 학교의
후원금과 산하 부서의 재정을 일시 차용한다 등의 대안을 내놓으며, 총회 산하 기관과 성도
들의 협조와 기도의 성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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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선 이사회에 바란다
수치스럽게도 학교법인 고려학원은 당분간 정부에 압수 당한 꼴이 되었다. 교단의 공식입장
은 교육부 파송 이사를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사회가 이미 가동되고 있기
에 우리의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임시이사들은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상당수라고 듣고 있다. 기독
교회 단체가 학교운영을 잘못한다면 사회적으로 마땅히 꾸중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부
가 책망한대로 이사회가 서로 불화한 것도 잘못이다. 요나가 풍랑 중에도 배 밑창에서 잠자
다가 믿지 않는 선장에게서 꾸중을 들은 것처럼 교회도 잘못할 때는 사회인들로부터 지탄
과 책망을 들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번 고려학원 사태로 교단 전체가 잘못한 것으로 인식한다면 40만 고신인은 유감스
럽게 생각하고 항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고려학원의 운영방식에 대하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교단 내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 우려와 문제제기에 대하
여 기존에 운영을 하던 분들이 기우라고 반론을 제기함으로 이사회와 교단이 분열하는 양상
을 띄고 말았다. 교단은 처음부터 일반대학교를 경영하는 것에 대하여(의학부 포함) 부정적
이었다. 그럼에도 소수의 책임자들의 결정으로 이것이 시작되었고, 소수의 운영자들과 소수
의 이사들이 결국 부실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따라서 먼저 우리가 하지 못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감히 주문 드린다. 병원은 이대로는 누
가 해도 적자라고 한다. 그럼에도 구성원들이 희생하려 하지는 않는다. 만약 관선 이사회
가 그야말로 합리적이고도 올바른 구조조정을 시행해준다면 병원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가
되고 교단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사회는 과거 이사들보다 더 모범적인 이사회의 모델로 본보기가 되어 주기를 부탁
한다. 인사 청탁과 이권개입이 없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나, 일부 대학이나 교육기관에
서 관선 이사들의 인사청탁과 이권 개입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고 한다. 특히 병원은 이권
이 개입할 소지가 너무나 많다. 과거 병원책임자들이 학교라는 범주에서 경영하기보다는 비
즈니스 경영법을 도입하였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학교 경영과 비즈니스 경영은 다르다.
이사회는 학교경영의 교과서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고려법인이 문제가 되는 부채를 스스로 청산할 수 있는 자생력이 있다고 판단
될 때는 속히 물러가 주는 용단도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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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751 등록일 : 2003-04-24
관선이사장, 교단 대표 초청 대화
교육인적자원부의 관선 이사 파송이후 교단이 복음병원 자금 마련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김민남 관선 이사장이 총회장과 총무, 총회 특별대책위원회 위원 등
교단 대표들을 초청하여 향후 학교법인 고려학원의 진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
다.
김민남 관선 이사장은 지난 21일 부산 롯데호텔로 총회장 이선 목사와 총무 전호진 목사,
재정을 위한 총회 특별위원 정금출 오성도 김종익 이우성 장로, 김재도 복음병원장 등 교
단 대표들은 초청하여 이사장으로서 부탁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특히 이 자리
에서 김 이사장은 고려학원에 대하여 △기채승인 없는 부채 2백억원을 교단이 해결하는 교
단 중심의 자구책 마련 △부도처리 △제3자 인수 등 3가지 처리 방안을 자세한 설명과 함
께 제시하고 교단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결정하여 빠른 시일 내에 답해 달라고 요청했
다.
김 이사장은 또 만약 부도처리가 되면 부산지역의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과 고려학원을
구성하고 있는 복음병원과 고신대, 신학대학원 전체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므로 각 기
관을 분리하여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만약 교단이 빠른 시일내에 구체적인
자구책을 마련하여 문제해결에 나설 경우 관선이사도 적극적으로 활동하여 부평 대지 매
각, 병원 영안실 및 식당 등 외부 임대와 같은 자금마련 대책에 협조할 수 있으며, 이를 통
해 문제가 해결될 경우 관선 이사는 속히 철수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한편 이날 모임에서 기채승인 받지 않은 부채 2백억원 가운데는 천안 신대원 건축비 중 1백
50여억원(이자 등)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만약 부도처리가 될 경우 신대원 건축비는 반드시
교단이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이사장이 자리를 떠난 후 교단대표들이 계속 대책을 논의한 자리에서 만약 부도처
리될 경우 병원과 신대원, 고신대가 분리 처리될 수 없고, 신대원 건축비 등은 교단이 책임
져야 하는 것이 확실한 만큼 교단 중심의 자구노력을 통해 고려학원을 살리는 길밖에 없다
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리고 이제는 법인과 관련된 모든 부채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교단
의 총력을 모으기 위해 총회운영위원회에서 결의한 전국교회 한 주일 헌금운동과 노회 상회
비 총회 송금(명단 2면에 게재) 등 교단적인 노력을 계속하는 동시에 종합적인 자금 대책방
안도 강구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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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74 등록일 : 2003-04-23
(분석) -3-임시이사-대책 그리고 미래
학교와 병원에 대한 의식전환 시급하다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의 파행과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의 임시이사 파견으로 인
해 야기된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은 있는가? 또 학교와 병원의 미래를 위한 대책은 준비되
고 있는가?
총회, 임시이사 반대 입장 표명
총회 차원에서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내놓은 대책은 두 가지다.
한 가지는 교육부의 임시이사 파견 조치를 거부함과 아울러 전국 교회를 상대로 이의 철회
를 요청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을 주요골자로 한 임시이사 반대 대책이다.
총회 특별대책위원회(위원장 곽삼찬 목사)는 지난 11일 호소문을 발표하여 △유력한 변호
사를 선임하여 재심을 청구한다 △거 교단적인 거부운동을 전개키로 하고 서명날인으로 관
계기관에 진정하고 적당한 시기에 거 교단적인 기도회 성격의 대회를 연다 등의 대책을 발
표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그러나 이 반대운동이 교육부를 향한 ‘반대의 입장 표명’이지,
관선이사에 대항하거나 시위하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
다른 한 가지는 교육부가 지적한 200억원 부채의 해소방안으로서 복음병원의 부도를 막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자금을 동원한다는 자금마련 대책이다. ‘복음병원이 부도가 나게 되
면 학교법인 고려학원이 총회로 돌아오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고육지책의 방법이다.
부도위기 해소 위해 긴급자금 마련
총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4일 긴급모임을 갖고 △양 학교의 후원금과 산하 부서의 재정을
일시 차용하여 긴급자금을 마련 한다 △교회가 목회자의 1개월 생활비를 총회로 보낸다 등
의 결정을 내렸으며, 총회 특별대책위도 이같은 운영위의 자금마련 결정을 재확인했다.
총회 특별위는 복음병원이 하루하루 긴급하게 부도의 위기를 넘어가고 있다는 판단에 재정
문제만을 전담할 4인 위원을 두어 재정에 관한 전권을 일임했다. 긴급성을 중시한 결정이었
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총회 선교부의 운용자금중 5억원이 긴급하게 차용돼 복음병원 앞으로
돌아온 어음을 막는데 사용됐고, 병원은 일단 하루하루의 부도위기에서 한숨을 돌려 10여일
의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은행으로 지급요청이 들어올 어음의 상당부분이 사채라는 것. 임시 이사가 철저히
법에 따라 사무를 처리해 나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르면, 이는 ‘지불하지 않아도 될 금액
을 미리 지불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기 때문. 법으로 금지된 사채에 대해서, 교육부가 제
반사항을 법대로 처리하라고 파견한 임시이사가 법을 어기면서까지 변제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육부는 어음을 결제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총회의 긴급자금 동원능력이 부도를 막기 위한 절대금액에 모자라는 경
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김재도 전 병원장은 지난 11일 열렸던 총회 특별대책위
에 출석해 “당장 문제되는 것은 단기대여금 48억원이다. 20억원을 교단에서 책임져 달라”
고 요청한 바 있다. 현재 총회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총회 선교부 운용자금 5억원, 부산
노회 자금 2억원 등에 불과한 실정. 개교회에서 보내올 금액을 감안하더라도 문제되는 48억
원에는 절대다수가 부족한 금액이다.
“‘부도를 막기 위해 총회가 여유자금을 모두 소진했는데도 결국 부도가 난다면?’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200억원 부채 해소안 다각도로 강구 중
총회는 이외에도 교육부가 지적한 200억원 부채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
다. 현재로서 유력한 안은 계약 직전 단계까지 이르렀던 인천 땅 매각과 병원 수익사업(장
례식장, 식당, 매점, 주차장 등)에 대한 민간업자 임대 방안이다. 이 경우 부채의 상당액
이 충당될 전망이라고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 “이윤추구를 최대목표로 하는 민간업자에게 수익사업을 위탁한다면, 진
정한 의미에서 ‘복음병원의 정체성’은 그 만큼 더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
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의구심은 ‘200억원 마련’이라는 대세에 밀려 그야말로 의
구심에 그칠 전망이다.
현재까지 총회가 내놓은 대책은 여기까지다. 200억원이라는 재정적인 벽에 부닥친 까닭이
다.
관선이사장 200억 해결 요청
실마리는 의외의 곳에서 비쳐졌다. 관선 이사장 김민남 교수는 지난 21일 총회 지도자들과
만남을 갖고, “총회 차원에서 교육부가 지적한 부채 200억원을 해소한다면 임시 이사진은
조속한 시일내에 물러가겠다”는 말로 부채해소 방안 마련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는 차
관 또는 대출을 얻는 방법으로라도 200억원 부채 문제를 교단이 해결할 의지를 보여달라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
김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태의 해결방안으로 200억원 해소 방안 외에 “총회가 원한
다면?”이라는 단서를 달고 △부도를 내는 방안(김 이사장은 이 경우 “신대원과 학교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과 △제3자 인수방안을 함께 제시한 것
으로 알려졌다.
교단 정서상 학교와 병원을 포기할 수 없는 총회 지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결국 200
억원 마련이라는 외길. 결국 처음으로 돌아왔지만, 차관 또는 대출이라는 총회 지도자들의
‘대책’이 자연스럽게 모였고, 총회가 200억원 마련에만 전력투구하게 됐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된 상황이다.
미래를 준비하자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를 이야기하자는 것은 과연 무리인가? 임시이사라는 충격에서 헤어 나
오지 못하고 있는데, 미래를 이야기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언제
가 될지 모르지만(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 날은 일찍 올 수도 있다) 병원이 정상화되
어 임시이사가 돌아가고 총회가 이사회를 구성할 그 때를 준비해야 한다. 그 때를 아무 준
비 없이 맞게 된다면, 또다른 미래에 또다시 임시이사 파견이라는 치욕을 당하지 않으리라
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총회의 대책은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임시이사 파견의 사
유가 됐던 사항들의 해소방안이자 병원의 정상화 방안들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법과 원칙에 입각한 운영
현재 병원의 재정적인 문제는 일단 대책이 마련되고 나면 더 이상 문제가 못된다.
오히려 드러나지 않는 구조적인, 근본적인 문제가 더 큰 문제다. 그동안 부득이하다는 이유
로 법을 어겨가면서 관행적으로 해온 일이 있었다면, 이번 임시이사 파견을 계기로 앞으로
법과 원칙에 입각해 일을 처리해 나가면 된다.
교수협의회와 노동조합은 “임시이사 파견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운영
의 투명성이 보장되게 됐다”고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사회 구성, 근본적 변화 필요
미래를 위한 준비로서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은 이사회 구성방법의 변경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사회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사회 성격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
다.
잠시 머리를 식혀 이사회 내부의 갈등이 교육부의 임시이사 파견이유 중 하나였음을 상기하
자. 그리고 이사회의 갈등은 교단 정치세력의 갈등에서 기인했음에 주목하자. 그러면 답은
하나다. 이사회 구성을 교단 정치세력의 입김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것이다. 자연히 목사 보
다는 장로가 중용되는 직능이사회, 전문이사회 형태가 바람직할 것이다.
최근 교단 일각에서 “이사회를 후원금을 내는 후원이사로 구성하자” “목사보다는 전문
직 장로 위주로 이사회를 구성하자”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음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고신대가 총회 산하 교육기관이라는 사실과 기독교 교의에 입각한 교
육을 목표로 한다는 사실에 있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후에 총회가 파송토록 되어
있는 이사회 구성권을 학교로 돌려 학교 운영을 총회로부터 분리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
다. 아니면, 총회 파송 이사수를 상징적인 의미에서 묶어두고 (총회 산하 학교라는 의미에
서 15인 이사 중에 8명 정도는 총회가 선정하고), 나머지 이사를 학교가 자율적으로 구성토
록 하는 방안도 고신대의 미래를 위한 점진적인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신대원 분리, 임시이사 이후에
신대원 분리문제는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할 총회의 과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대원을
대학원대학으로 분리시키기로 결정한 지난 총회의 결정은 마치 미래를 내다본 결정처럼 다
가온다. 그러나 당장 신대원을 분리하는 것은 총회적으로 손해가 더 커 보인다. 임시이사
체제 하에서 학교와 병원이 총회로 돌아오기까지는 총회의 관심이 학교와 병원에 집중돼야
하기 때문이다. 신대원이 대학원대학으로 분리되면 가뜩이나 줄어든 학교와 병원에 대한 총
회의 관심이 더 줄어들 것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지금 총회적으로 시급한 것은 임시이
사 파견의 종료와 학교와 병원의 안정이다. 일단 신대원 분리 준비를 철저히 하되, 신대원
분리는 학교법인 고려학원에 대한 임시이사 파견이 종료된 후로 늦춰질 수 밖에 없게됐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의식의 전환
이상의 미래지향적인 방향선회를 위해서 급하게 필요한 것이 의식전환이다. 총회와 산하교
회와 목회자와 병원과 학교 구성원 모두가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총회는 설립자로서 설립이념이 구현되도록 감시하되 학교 운영에 대한 참여를 자제하고,
목회자들은 학교와 병원을 명예욕과 교권의 상징으로 여기는 의식을 바꾸며, 학교구성원들
은 설립이념으로 재무장하여 설립이념을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
고신대와 복음병원은 총회가 설립했지만, 이제 부산 지역의 자랑이자 기독교의 자랑으로 남
겨진 대학과 병원이다. 이러한 고신대와 복음병원이 계속해서 부산의 자랑거리로, 기독교
의 자랑거리로, 총회의 자랑거리로, 고신 목회자와 성도들의 자랑거리로 남을 수 있게 학교
와 병원의 미래를 향한 제안과 대책이 계속 준비되고 시도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첫 시
도가 될 이번 가을 총회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