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교수회의 입장 [교계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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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교수회의 입장 [교계현실]


분류: 소식- 교계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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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75 등록일 : 2003-04-09

1.관선 이사 파송에 입장 발표/ 번호 : 1736 등록일 : 2003-04-09

지난 4월 1일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가 학교법인 고려학원에 관선 이사를 파견한 것
에 대하여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가 교수회의 입장을 발표했다. 교단 초유의 사태로 받아들
여지는 이번 교육부의 관선 이사 파송에 대해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는 ‘그동안 책임을 다
하지 못한 것을 회개한다”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원인과 앞으로의 방안 등에 대하여 구체
적으로 표명하였다.


2.(기고) 관선 이사파송에 즈음한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의 입장

■ 그 동안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회개한다.
우리는 교단 창설 반세기만에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해서 고신 교단
은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 지금이라도 교단이 방향을 바로 잡고 하나님 앞에서 진정으로
통회 자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하나님이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재기의 기회를 주실 것이나,
끝내 깨닫지 못하고 강퍅한 태도를 고집하면 한국교회에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
이다. 이러한 형편에 이르기까지 교단의 신학적, 도덕적 보루인 우리 신대원 교수들이 엄중
한 비판과 경고의 음성을 발하지 못한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며 통절한 마음으로 회개한다.

■ 영적 도덕적 해이에 따른 세속화가 문제의 근원이다.
순교자의 후예들로 자처하며 한국 장로교회의 정통성을 계승한다고 자부해온 우리 교단이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가? 그것은 그동안 학교법인 이사회의 거듭된 분열로 인한 갈등
에 상당 부분 기인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하루 이틀 사이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
작금의 이 수치스러운 사태는 지난 오십년 동안 누적되어온 숱한 과오와 부조리의 결과이
다. 무엇보다도 복음 병원 경영과 관련하여 교단의 영성과 도덕성이 극도로 저하되어 세속
화의 길을 걸어 온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본래 그리스도의 정신을 따라 구제와 복
음 전도의 목적으로 설립된 복음 병원이 지난 이 삼십 년 사이에 본연의 목적을 망각했을
뿐 아니라 최소한의 경제 논리도 통하지 않는 부실한 경영으로 오늘의 화를 자초하기에 이
르렀다.

■ 김해복음병원의 불법과 부조리한 경영이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전문성과 책임감을 결한 경영으로 인하여 복음병원은 인사 등의 문제에서 지극히 방만해졌
고, 한편으로는 노조에 끌려 다니는 무기력한 기관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병원의 재정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소문들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교육부의 기채 승인 없이 악성부채를 차
용하는 과정에 교단의 인사들이 고리채와 차명 등의 부도덕한 방식으로 깊이 관련되어 있다
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어왔다.
특별히 김해복음병원에 대해서는 그 부조리한 경영의 문제가 진작부터 지적되었고, 급기야
1999년 총회에서 병원 청산을 결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행 책임을 맡은 이사회는 총회의
결의를 이행하지 않았다. 그 결과 김해 복음병원은 부조리의 온상으로 변했고 우리 교단은
엄청난 부채를 떠 안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법도 국가의 법
도 지키지 않았다.
지난 4월 4일 총회 운영위원회는 신학대학원과 고신대학교를 위한 전국 교회의 정성어린 헌
금과 교단의 선교기금을 전용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목적은 부도 처리된 김해 복음병원의
부채를 갚기 위해 송도 복음병원이 불법으로 발행한 어음의 부도를 막는 것이었다. 비록 그
것이 재단 전체의 부도를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처라고는 하지만, 병원 관계자들로부터 그
채주가 다름 아닌 ‘병원과 가장 가까운’ 인사들이라고 하는 말이 들려오는 현실을 우리
는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 논리만을 앞세워 목회자 양성과 세계 선교를 위하여 총회
가 결의하고 성도들이 기도하면서 바친 헌금까지 끌어가려는 것이 과연 합당한 처사인가?

■ 복음병원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
이제 복음 병원은 설립 이념에 충실한 평신도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고 목회자들은 목회 현
장으로 복귀해야 한다. 만일 우리에게 복음병원을 합리적으로 운영할만한 능력이 없다는 사
실이 판명되면 병원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정직한 태도일 것이다. 그리고 금번 관선 이
사 파송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징계인 동시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마지막 기회로 받
아들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에 대해 성급하게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겸허한 자세로 냉
철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 진정으로 회개하고 말씀의 원리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 교단적인 진정한 회개이다. 과거 우리 선배들의 신사참배 거
부를 자신의 업적인양 자랑하면서 현재의 우상인 맘몬 신 앞에서는 무기력하게 무릎 꿇었
던 죄를 자복해야 한다. 이런 부패상을 보고도 침묵하였던 우리의 무관심과 개교회주의를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복음병원과 관계하여 온갖 불법과 탈법을 저지른 교단 인사들은 하
나님과 교단 앞에 공개 사과하고 교단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 마지막 순간
까지 갈등과 대립을 노출했던 교단 지도자들도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자숙해야 한
다.
이제라도 하나님의 말씀의 원리로 돌아가야 한다. 또 다시 미봉책으로 적당히 현재의 위기
를 모면하려고 한다면 우리에게는 소망이 없다. 우리 교단이 말씀과 진리로 새로워지기 위
해서라면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 모두 마음을 찢고 하나님
의 긍휼을 간구해야 할 때이다.

2003년 4월 7일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