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성경의 권별 약자
[성경으로 돌아가자―성경대탐구 (제7편) 현대 성경②] 각 권 약자 어떻게 만들어졌나
[2008.11.12 17:45]
창세기→‘창’ 출애굽기→‘출’ 66권 중 25권 첫 음절
"창, 삼상, 슥, 마, 딤후, 요삼…". 성경은 66권의 각 권을 약자로 표시한다. 성경 약자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성경 약자는 성서번역자회가 1911년 발행한 "셩경젼셔"부터 사용됐다. 약자는 한문 성경이나 일본어 성경의 영향을 받았으며, 4가지 원칙을 갖고 있다.
첫째, 첫번째 음절을 택하고 있다는 것. 전체 66권 중 25권이 창세기(창) 출애굽기(출) 빌립보서(빌) 히브리서(히) 등이 여기에 따랐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여호수아와 이사야는 각각 "여"와 "이"를 써도 다른 성경과 구별이 되지만 "수"와 "사"를 썼다.
둘째, 음절을 재조정했다. 사사기(삿) 다니엘(단) 아모스(암) 요나(욘) 로마서(롬) 등 15권이 여기에 해당된다. 사실 다니엘 오바댜 하박국 누가복음 로마서 디도서 야고보서 등 7권은 "다" "오" "하" "누" "야"처럼 첫번째 음절을 택해도 무방했다. 이렇게 쓴 것은 첫 음절 사용에서 오는 혼돈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첫번째 음절이 아닌 다른 음절을 사용한 경우다. 에스라(스) 사도행전(행) 빌레몬서(몬) 등 9권이 여기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같은 이름을 가진 각 권이 둘 또는 셋으로 나뉘어져 있을 때는 그 다음에 한 음절을 첨가했다. 사무엘상(삼상) 열왕기하(왕하) 데살로니가전서(살전) 요한일서(요일) 등 17권이 여기에 해당된다. 재미있는 것은 구약에서는 상·하로, 신약에서는 전·후로, 3권은 일·이·삼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어 성경은 창세기(Genesis, Gen) 신명기(Deuteronomy, Deut) 사무엘하(2Samuel, 2Sam) 고린도전서(1Corinthians, 1Cor)처럼 각 권 이름 앞에서부터 3∼5개의 음절을 사용한다. 가톨릭의 경우 창세기는 "창세"로, 출애굽기는 "출애" 등으로 2∼3음절 안에 각 권의 이름을 축약했다.
대한성서공회 민영진 전 총무는 "중국 성경과 일본 성경을 번역해 사용하다보니 약자까지도 그대로 따르게 됐다"면서 "한번 붙여진 약어는 이제 사람 이름처럼 굳어져 널리 통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