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 '칼빈의 성화론'을 읽고 - 김재윤(총신신대원) [세계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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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칼빈의 성화론'을 읽고 - 김재윤(총신신대원) [세계교회사]


분류: 교회사- 세계 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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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칼빈의 성화론>을 읽고]

‘개인의 성화’ 중요성 확인

존 칼빈(1509∼1564)은 개혁주의 신학계와 복음주의 신학계, 심지어 자유주의 신학계에서도 이론의 여지없이 기독 교회사 가운데 가장 탁월한 신학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칼빈에 대한 연구서, 그리고 칼빈의 신학과 저서에 대한 연구가 많다. 헌데 칼빈에 대한 연구서를 읽을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저자의 신학 방향에 따라 칼빈에 대한 이해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 동기는 평소 존 칼빈에 대한 지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성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칼빈의 성화론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성화를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요구로 보고 있으며, 이것이 이 책의 1장의 내용이다.

2장에서는 성령을 통한 죄인의 중생 문제를 다루고 있다. 오늘날에는 교회에서 거듭남에 대해 말하는 것이 이상하게 되어 버렸다. 교회에만 있으면 누구나 그리스도인으로 받아들이는 풍조가 만연된 나머지 중생의 필요성이나 성령으로 말미암는 실제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도외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3장에서는 율법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역시 오늘날에 가장 논란을 빚고 있는 문제 중의 하나가 율법에 대한 문제인 듯 하다. 아직도 이 율법에 대한 바른 신학적 정립이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십계명에 대한 바른 이해가 없을 뿐더러, 성도가 살아야 할 율법을 이야기하면, 마치 율법주의자처럼 몰리는 것이 현실이다. 율법을 떠난 무율법주의에 빠진 나머지 율법을 혐오하는 의식까지 생겨났고, 성도는 율법으로부터 자유한 듯이 여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스며들어, 율법 없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이해가 팽배하게 되었다. 십계명 중에서도 오계명과 칠계명, 팔계명에 대한 칼빈의 통찰력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4장에서는 칭의론과 성화론에 대한 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내가 이 책을 주의깊게 읽으면서 저자의 논지에 혼동을 느끼게 되었다. 저자는 칭의와 성화를 칼빈의 구별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책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또한 5장의 내용에서는 오히려 성화에 근거한 칭의를 강조하고 있다. 사실 성화에 대해 오늘날 강조되어야만 하는 이유도 성화를 배제한 칭의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성화를 강조하는 것이 칭의를 약화시킨다는 주장을 4장에서 피력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저자는 논리적 설득력을 잃고 있으며, 신학적 혼돈을 주고 있다. 물론 저자의 칭의에 근거한 성화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저자는 4장에서 마치 성화를 칭의에 있어서 혐오스러운 것처럼 다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상이 곧 로마 카톨릭의 구원관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대적인 배경 속에서 칼빈은 선행을 구원에 있어서 강조하고 교리화한 로마 가톨릭에 반대하여 이러한 말들을 한 것이지, 성화 없는 칭의를 말한 것이 결코 아니다.

때문에 이 4장은 칼빈에 대한 저자의 이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으며, 칼빈에 있어서 칭의와 성화, 선택, 율법에 대한 신학적 문제들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오늘을 사는 신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러한 성화와 칭의에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장을 읽으며 독자는 칭의와 성화를 결코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것임을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 칼빈은 신학적인 개념 면에서 칭의와 성화를 구별한 것이지, 성화를 배제한 칭의를 강조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저자도 이러한 부분들을 말하고 있지만, 저자의 4장에 대한 신학적 논의에 대해서는 독자의 판단과 개인적인 연구가 요청된다.

마지막 5장에서 저자는 칭의와 성화의 관계가 가지는 칼빈의 교리에 대한 관계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물론 내용들은 요약적이고 간략하게 칼빈의 신학 전반에 관련된 칭의와 성화와의 관계를 밝히고 있지만, 한 가지 아쉬운 면은 좀더 많은 지면을 할애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이 5장의 주제만으로도 한편의 논문을 쓸 수 있는 좀더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사역자이면서도 거룩하지 못한 나의 삶과 모습들을 정직하게 대면하게 되었으며,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개인적인 경건과 성화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바라기는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더 깊은 칼빈의 원전에 대한 연구에로 우리를 자극하여 주고 있다. 칼빈의 전체 사상을 균형있게 이해하려면 필연적으로 <기독교 강요>(1536년)와 주석들에 대한 더 심도깊은 연구와 토론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 이 책의 주제인 칼빈의 성화론에 대하여 우리는 조금더 근접하게 칼빈에게 다다가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가을, 이 책은 비록 그리 두껍지는 않지만 나로 하여금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주었다. 강단에서 조금더 분명하고도 균형있게 칭의와 성화에 대한 강조가 선명해 질 때 조국 교회가 회복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가지며, 저자의 지적처럼 칼빈이 <기독교 강요>에서 칭의 이전에 성화의 문제를 다룬 것을 우리는 평생 유의해야 할 것이다. - 알프레드 괼러 지음, 한국장로교출판사 펴냄.

김재윤(총신신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