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미국의 한국인 이민 교회 현황 [교계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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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미국의 한국인 이민 교회 현황 [교계동정]


분류: 소식-교계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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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민 100년] 이방인 설움…안믿던 사람도 교회로

◆ 종교 기능은 물론, 생활의 중심 역할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패스트 푸드 식당 ‘디노스’를 운영하는 김순갑(사우스 캐롤라이나·57)씨는 교인 수가 150명 남짓한 ‘캐롤라이나 한인 장로교회’의 장로다. 낮에는 식당에서 일하고 밤에는 우체국에서 시간제로 근무하는 김씨는 일주일 평균 3번은 예배에 참석한다. 이 외에도 성경공부와 성가대 연습을 위해 교회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는 “한국에서도 교회에 나갔지만, 이민 온 후에는 교회가 사실상 생활의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12년 전 미국에 이민 온 이기호(버지니아주)씨는 한국에서는 기독교인이 아니었지만, 이민 직후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초기 정착과정에서 정신적인 안정은 물론 인간관계를 넓히고 사업 관련 정보를 얻어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교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중국인 3명이 모이면 식당을 열고, 일본인 3명이 모이면 회사를 설립하고, 한국인 3명이 모이면 교회를 세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의 한국인 이민사회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교회(개신교)’다.

미국의 한인사회를 연구해온 사회학자들의 통계에 따르면, 코리안 어메리칸(Korean-American;한국계 미국인)의 70%는 교회에 다니며, 이들 대부분이 일주일에 한번은 교회에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 100년 동안 한인교회 3000개로 증가

한인 기독교 주간신문인 ‘크리스찬 타임스’(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가 작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집중돼 있는 캘리포니아주에는 1000개가 넘는 한인교회가 있고, 100개 이상의 교회가 있는 주도 뉴욕(345개), 일리노이(169개), 뉴저지(150개) 등 7개에 달한다.

크리스찬 타임스의 서인실 국장은 “1903년 미국인 선교사의 주선으로 하와이에 첫발을 디딘 한국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교회를 세우고 예배를 드린 것”이라며, “한국인들의 미국 이민역사 100년은 곧 한인교회 100년의 역사”라고 말했다.

미국에 인구 730명당 1개의 교회가 있는 데 비해, 한인사회는 약 360명당 1개의 교회가 있다. 1999년 한국 통계청의 조사결과 한국 전체인구 중 기독교인의 비율이 34.7%인 점을 감안할 때, 기독교 신자 비율이 70%를 웃도는 미국의 한인사회는 가히 ‘기독교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워싱턴 지역의 경우, 1951년 ‘워싱턴한인교회’가 이 지역에서 최초로 설립된 이래, 현재 워싱턴·버지니아주·매릴랜드주 등 워싱턴 인근지역의 교회 수는 약 300개로 증가했다. 지난 50년 동안 연평균 6개의 교회가 새로 설립되어온 셈이다.

◆ 이민생활의 고민과 애환을 해결

한인교회는 종교적인 기능 이외에도, 한인들간의 ‘교제의 장’ 역할도 하고, 자녀교육 등에 관한 정보도 교환하며, 취업과 사업 알선에 이르기까지 이민생활의 고민을 해결하고 애환을 달래주는 한인공동체의 중심역할을 한다.

실제로 한인교회들이 한인사회를 위해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은 매우 다양하다. 워싱턴한인교회의 경우, 홈리스(homeless)와 노인 돕기 등 각종 봉사활동 단체가 70종류에 달하고, 장학재단을 운영하며, 성경공부와 교회사 연구 등 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이민 2세들을 위한 한글학교도 열고 있다.

7년전 이민온 김미라(버지니아주)씨는 매주 일요일이 되면 한인교회에 나가 9시부터 5시까지 예배에 참석하고 봉사활동을 한다. 김씨는 “교회는 신앙생활은 물론, 미국에 살면서 주인의식이 생기지 않아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소외감도 해소해준다”고 말했다.

이윤주 박사(미국 국제개발청 근무)는 “한인교회는 이민생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종합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우선 문화와 언어 차이 등 모든 면이 고달픈 이민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한다. 또한 교회는 운전면허와 사회보장번호 취득을 비롯한 미국 정착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의 장이다. 개인사업자들에게는 교회가 광고시장 역할도 한다.

뿐만 아니라 한인교회는 미국의 정치인들과의 가교 기능도 한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들이 교회에 찾아와 선거운동을 하고, 한인교회에서 유권자 등록 행사 등을 주관하기도 한다.

◆ 다른 인종사회에도 관심 기울여야

미국의 한인교회들이 이민 1세들의 정착에 기여해온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2세들은 한인교회가 한인사회를 미국의 주류사회로부터 고립시키는 역기능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민 2세인 이성배(KAC;한국계 미국인연맹)씨는 “한인교회들이 멀리 남미까지 선교사를 파견하면서도 정작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이나 다른 인종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 중앙장로교회의 이원상 목사도 “지금까지 미국의 한인교회들이 지나치게 교회의 발전에만 치중하는 자기중심적 성격을 보이면서 교회 밖의 일에는 냉담해,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부터는 다인종 문화 속에 더 적극 참여할 때라고 말했다.


( 워싱턴=강인선특파원 insun@chosun.com )

조선일보 인용 200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