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죽을 수밖에 없는 발언들, 그 시대 그 선지의 혜안
-----------------------------------------------------
아무리 미운 원수일지라도 옳은 것은 옳다고 발언하는 것이 목사님의 세계입니다. 일제치하 신사참배 반대역정을 모른다면 백목사님은 무슨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친일발언을 소개합니다.
6.25 점령치하와 89년 그의 마지막 순교 상황을 몰랐다면 공산주의를 두고 늘 죽음에서 살았던 그의 자세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결과라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겠습니다.
군사정권 시절 야당 제1의 도시 부산에서 가장 큰 교회를 가졌으나 정권의 어떤 부탁도 일언지하에 거절한 이력을 모른다면 백목사님의 군사정권 공개지지 발언을 오해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운동권 목회자를 제외한다면 한국교회는 대형교회, 교계지도급으로부터 군사정권에 눈치하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목사님은 교회와 정치는 별개라야 한다며 초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이였으므로 그는 한국교회가 위치한 현실로서의 한국정치를 논하되 교인들에게 그들에게 주어진 세상현실을 분석해 줄 때마다 "불신자로서 불신국가를 다스린다는 전제라면 군사정권은 좋은 정권"임을 거침없이 내놓았습니다.
세상 속에 교회를 혼합시키지는 않지만 세상 바다를 떠나서는 천국으로 향할 수 없는 것이 교회입니다. 교회가 항해해 나갈 교회 주변, 교회를 에워싸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 대하여 그는 자기 교인들에게 세상과 다른 안목을 제공했고 이런 혜안은 그가 하나님께 받은 또 하나의 특별했던 점입니다.
==================================================================================================
1989.5.9. 화후
(1.한일합방 때문에 우리 한국사람이 비로소 숨을 쉬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것을 모릅니다. 어릴 때 일본 나라와 조선이 합병하던 전과 합병했던 후가 달랐습니다. 일본을 모두들 적이라고 하지만 일본과 합병된 것으로 인해서 우리가 훨씬 숨을 쉬고 나아졌습니다. 정권자들 정치가들이 현재 한일합방을 욕하고 있지만 그분들이 와서 철로 놔 줬지 우리에게 얼마나 좋은 것을 많이 가르쳐 줬고 많은 선물을 줘서 그때에 우리가 1차적으로 숨을 쉬었습니다. 그전에는 없는 사람들 명주는 입을 수가 없고 찍해야 만만한 게 삼베인데 이 삼베는 겨울에 그만 뿌셔져 버립니다. 이러니까 삼베 꼬장중우 삼베 치마 이런 것 입는데 겨울이 되니까 다 뿌셔져 버리고 사베 줄기만 남아버립니다. 실밥 있는 줄기 그것만 남으니까 뭐 궁둥이 살이 불근불근 많이 나오지요. 여자들도 궁둥이 살이 나와요. 그래도 가룰 게 있어야지, 뭐?
그래서 우스운 얘기가 나오게 됩니다. 하도 배가 고픈데 양푼에 보니까 물은 가득한데 거기에 밥풀이 하나 있어 그 밥풀 먹으려고 한 양푼 물을 다 마셨습니다. 그 밥풀만 가려먹으면 되지만 그때 또 예의와 체면이 어떻게 있어 놨는지? 체면이라 하는 그거는 그게 뭐 좋은 게 아니고 어느 정도 지나가면 몹쓸 것입니다. 체면상 예의상 양반이 그 밥풀 하나 주워 먹었다 할 수는 없고 욕심은 그 밥풀뿐이니까 물을 한 그릇 다 둘러 마셨는데 나중에 보니까 밥풀이 없습니다. 알고 보니까 자기 눈에 백내장이 있어 흰색이 박혔는데 그것이 물에 비쳐 쌀내끼로 보였습니다.
한일합방 전 경제 형편이 이러했는데 동양 예의지국이라 하지만 사실 윤리와 도리가 얼마나 썩어졌는가? 뭐 뼉다구만 남아 가지고 참 가증스러웠습니다. 그때 시어머니들 시어머니 노릇 한 것 그때 형수들 형수 노릇 한 것 가증스러웠소. 그것을 없애려 하면 가정에 큰 분쟁이 나는데 어쩝니까? 이렇게 어려운 때인데 일본 사람하고 합병되고 난 다음에 그때에 비로소 아주 좀 숨을 쉬었습니다.
(2.미국 군정, 그후 한국의 군정 때문에 또 숨을 쉬고 살았습니다.)
미군 군정을 그렇게 욕을 하고 있지만, 해방 후도 곤고했습니다. 해방해서 미국하고 손잡은 뒤에 좀 숨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난 다음에 1차 군정 박 정권 때에 우리가 조금 허기를 면하고 밥을 먹었습니다. 전정권 때에 우리도 배가 마구 불러서 "요새는 밥이 썩어 남아 나갑니다" 요새는 군정 욕합니다. 군정 이놈들이라고 마구 군정을 모두 욕을 하는데 나는 잘했다고 합니다. 물론 잘못한 거야 있기야 있지만 나는 그 사람 전정권 잘했다고 말합니다. 장합니다. 왜? 나는 딴 것은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공산주의가 밀고 내려 오려고 했지만 공산주의 못 들어오게 반공을 하는 이 국방을 했기 때문에 잘했다는 것입니다.
또 그때는 우리나라에 치안이 얼마나 잘 됐든지 다 평안했습니다. 삼청교육대라는 것이 있고 난 다음 불량한 놈들 다 끌고 들어가니까 얼마나 평안하게 살았는지 모릅니다. 그 불량한 놈들도 그기 끌려들어가서 거기서 뚜드려 맞으니까 사람 회개했고 또 돌아 올 때는 돈을 모두 한 주먹씩 다 가지고 나왔습니다.
(3.일정 미군정 군사정권으로 나오면서 좋아져 온 것과 반대로 지금은 모든 것이 불안합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치안이 다 잘 되어 왔지만 요새는 지금 신문에 안 나 그렇지 암살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지금 뭐 골목마다 전부 암살이오. 대낮에 봉고차로 한 여남은씩 와 가지고 묶어 놓고 이래 가지고 돈 떨어 가지고 가고 추행하고 뭐 오만 거 다 하고 있습니다. 이래도 누가 막소? 데모하는 사람은 하나 죽으면 49제 위령제라고 지내지마는 경관 그까짓 거야 암만 죽어봤자 뭐 백 명 죽으면 말이나 합니까? 그런 정치문제는 잘됐는지 잘못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나 할 일이 아니니까 그거는 뭐 행정부에서 할 일이지만, 사실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래서 자, 국방 잘했어요, 국내 치안 잘했어요, 배부르게 밥을 먹어 세계에서 모두 놀랄 만한 초일반적인 경제 성장이 됐습니다. 다 배불러서 부국이 됐습니다. 그만하면 세상나라를 다스리는 세상사람으로서야 잘됐지 정치가가 이 셋만 잘했으면 됐지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더구나 우리가 예수 믿는 것을 방해한 것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나는 잘했다고 봅니다. 이랬는데 그 후에는 뭐 이렇게 저렇게 하지만 마음에 잘했다고 느껴지는 것이 지금 없습니다.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여기도 데모 저기도 데모 뭐 여기도 노사분규 저기도 노사분규, 학교는 학생들이 교장을 잡아 끌어내고, 또 회사에서는 죽도록 사업한다고 연구하고 밤낮으로 잠 못 자고 머리 쓰는 사장을 포크레인 위에다가 달아 놓으니까 그 사람은 죽었을 거야, 아마.
지금은 우리가 모든 것을 바로 보고 바로 알고 멀리 보고 멀리 알고 이렇게 해야 됩니다. 사람의 유혹에 빠지면 안 됩니다. 유혹에 빠지면 안 돼요. ‘저 사람은 누구를 접촉하는데 그 사람의 유혹에 빠져 가지고 저 사람이 저런 사람이 됐구나.’ 이런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근시자가 되면 안 됩니다. 멀리 널리 봐야 돼요.